미국 국채 가격이 중장기물의 상대적 약세 속에 지난 이틀간 연속 하락하며 수익률 곡선이 다소 가팔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무력 충돌로 인해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채 가격도 유가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6일 오후 3시(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직전 거래일보다 2.90bp 상승한 4.4540%에 거래되었다. 같은 기간 2년물 금리는 1.10bp 상승하여 3.9710%에 이르렀고,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9550%로 4.1bp 오른 수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46.5bp에서 48.3bp로 확대되었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서로 반대의 움직임을 보인다. 유가는 유럽 거래 시작 시점부터 점차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란이 휴전 및 핵 협상 재개 의사를 나타내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 가까이 급락했다. 이러한 영향을 받아 국채금리는 전 구간에서 하락폭이 확대되었고, 특히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물 금리가 한때 4.8940%까지 하락하며 일중 저점을 기록하였다. 이후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국채금리도 다소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치러진 20년물 국채 입찰 결과는 양호했지만, 장기물 가격을 지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20년물 국채는 1986년 발행이 중단됐다가 2020년 5월 팬데믹 이후 재도입된 것이며, 이 표채 중 가장 인기 없는 국채로 알려져 있다. 이날 입찰에서 13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발행 수익률은 4.942%로 결정되어, 지난달 입찰의 5.047%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응찰률은 2.68배로 전달 2.46배보다 상승하며,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수치이다.
해외 투자 수요를 보여주는 간접 낙찰률은 66.7%로, 전달에 비해 2.3%포인트 하락하여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20년물 입찰 결과 발표 이후에도 장기물 금리는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주에 입찰된 10년물과 30년물이 시장 예상보다 낮은 수익률로 결정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결과는 다소 미세하게 저조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이 통상적인 규칙을 따라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이스라엘-이란 분쟁으로 인해 유입된 안전선호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20년물은 입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입찰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채권 시장에서는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이 더 확대될 경우 더 큰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한편, 선물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폭이 약 47bp로 줄어들고,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오는 7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76.9%에서 87.5%로 높게 반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한 차례 금리 인하에 그칠 가능성 또한 상승하고 있다.
✅ 주요 용어해설 국채: 정부가 발행한 채권으로, 국가의 부채를 나타냄 유가: 원유의 가격으로, 국제 유가를 포함하며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침 금리 인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을 의미하여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