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심리지표와 카드 이용액 등에서 회복의 조짐이 포착됨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20조2천억 원 규모의 민생 회복 및 소비 진작 추가경정예산이 소비 전환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소비쿠폰 정책이 포함된 이번 추경이 과거의 효과와 같이 소비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1% 감소하며 개선 흐름이 미비한 상황이다. 4월 소매판매 또한 전월 대비 0.9%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최근 경제 심리 지표와 속보 지표는 온기가 느껴진다. 한국은행의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전월(93.8)보다 8.0포인트 상승하며 기준선인 100을 초과했다. 이는 비상 상황 이후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회복세로 돌아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또 다른 경제지표인 기업심리지수(CBSI)는 90.7로 여전히 100을 밑돌고 있지만, 석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소비 동향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신용카드 이용액 또한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나우캐스트 지표에 따르면 지난 4주간 신용카드 이용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6.4%, 5.4%, 14.3%씩 증가하며 소비 회복을 암시하고 있다. 한편, 4월의 주간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율은 미미했으며, 이는 소비 회복에 대한 추가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는 총 20조2천억 원의 세출 예산이 편성됐다. 이 중 소비 진작을 위한 예산이 11조3천억 원에 달하며, 특히 개인당 15만 원에서 최대 50만 원까지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기적이지만 분명한 소비 진작 효과를 기록한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기대를 모은다. 2020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은 소매 판매와 서비스업 생산 지표의 반등을 이끌어냈던 것으로 평가된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가계 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했으며, 전체 투입 예산 대비 26.2%에서 36.1%의 매출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번 추경에는 지역사랑 상품권 지원, 가전기기 환급, 숙박 및 영화 관람 할인쿠폰 등 1조 원 규모의 내수 활성화 대책도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여름 휴가철과 맞물려 소비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정부의 소비 보조금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민간 소비를 개선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소비 회복에는 여전히 물가 상승, 고금리,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발목을 잡는 요소로 남아 있다.
✅ 주요 용어 해설: - 소비자심리지수(CCSI): 소비자의 경제적 기대와 인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임을 의미. - 기업심리지수(CBSI): 기업의 투자와 생산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신뢰도가 높을수록 경제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평가됨. -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부가 저소득층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지급하는 금전적 지원으로, 소비 촉진을 목적으로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