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이 국제 유가를 급등시키고 있다.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의 하르크섬 원유 수출 터미널이 포함된 자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가 불안 심리를 촉발하고 있다.
1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장 대비 4.94달러(7.26%) 상승하여 배럴당 72.9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4개월 중 최고 수치에 해당한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도 전장 대비 4.87달러(7.02%) 오른 74.23달러에 거래되며,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은 현지시간으로 전날 새벽 이란의 주요 시설에 대한 선제타격을 감행했다. 이란 중부의 나탄즈 핵시설 및 군 고위직 거주지, 탄도미사일 생산 기지 등 100여 곳에 대해 200여 대의 전투기가 폭격을 가했으며, 군 수뇌부를 겨냥한 공습도 이루어졌다.
WTI 가격은 일시적으로 14% 이상 상승하기도 했으나, 이란의 석유 시설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후 이란이 보복 차원에서 대량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유가는 다시 반등세를 보였다.
JP모건체이스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최대 하루 210만 배럴의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중요한 해상 통로로, 이란은 과거에 이 지역에서 민간 선박을 겨냥하거나 해협 봉쇄를 위협해 왔다.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우 대표는 '투자자들은 이란이 이스라엘이나 미국을 향한 보복에서 군사적 확대가 일어날 경우 중동 원유 공급에 실질적인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가격에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하고 있으며, 이란에서의 공급 차질이 미국 내 휘발유와 디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여전히 상당한 여유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필요 시 비축유 방출 등 시장 안정을 위한 비상조치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 주요 용어 해설: 1. WTI (서부텍사스산원유): 미국 서부 텍사스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가격 지수. 2. OPEC (석유수출국기구): 석유 생산 및 가격 조정을 위해 설립된 국제 기구. 3. 호르무즈 해협: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해상 통로로, 세계 원유의 중요한 수송 경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