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됨에 따라 상승세를 보였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전일 대비 10.90원 상승한 1,369.60원으로 정규장 거래를 마감했다. 이틀 전 1,350원대에 진입했던 달러-원 환율은 다시 1,360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달러-원은 전 거래일 대비 3.70원 낮은 1,355.00원에서 출발했으나, 이스라엘 공군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지자 상승세로 전환됐다. 거래가 진행되는 중 달러-원 환율은 장중 1,370원선을 넘나들며 급등세를 이어갔다.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과 가파른 환율 상승에 의해 거래 실수인 '딜 미스'도 발생하였다. 오전 9시 25분에 1,370.50원의 환율이 체결되었으나, 이는 직전 거래 가격인 1,363.90원보다 6.60원 높은 가격으로 이후 합의 취소가 발표됐다.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이스라엘은 이란 전역에 있는 핵 프로그램과 군사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특별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영공을 폐쇄하는 한편, 이란의 보복에 대비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군 수뇌부가 사망하자 대규모 보복을 시사하고 있으며, 드론을 동원해 반격에 나섰다. 이란은 100대 이상의 전투형 무인항공기를 출격시키자 이스라엘군은 요격 작전에 들어간 상황이다.
중동 정세의 격랑 속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확산됐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반면, 원화와 위안화, 호주달러와 뉴질랜드달러 등 아시아 통화는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하였다. 97레벨에 머물던 달러 인덱스는 98을 넘어 98.39까지 상승했다. 위험 투자처로 분류되는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고,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나타내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외부 충격으로 우리 경제가 더 이상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감독하라'고 지시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은 중동 사태에 대한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여 시장 동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정부는 중동 상황과 금융·실물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시장이 우리 경제 기본 체계와 괴리되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경우 관계기관 간의 공조를 통해 즉각적이고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은 통화선물시장에서 달러선물을 3만 계약이 넘게 순매수하며 달러화 강세에 베팅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절상 고시하였으며,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은 전일 대비 0.0031위안(0.04%) 하락한 7.1772위안으로 고시됐다.
다음 거래일에 대한 전망은 중동 이슈가 해소된 이후 달러-원 환율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의 딜러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어떻게 해결될지는 모르지만, 특별한 이슈가 추가로 나오지 않는 한 달러-원 환율은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 경제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기 때문에 분쟁 이슈로 인해 오른 만큼 특별한 요인이 없다면 환율이 더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를 반영하여 전장보다 3.70원 낮은 1,355.00원에서 거래를 시작하였다. 장중에는 고점인 1,373.00원과 저점인 1,352.00원을 기록하면서 변동 폭은 21.00원이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366.80원으로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00억2천100만 달러로 집계되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87% 하락한 2,894.62를 기록하였으며, 코스닥은 2.61% 하락한 768.86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21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코스닥에서는 2천35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였다. 서울외환시장이 마감할 즘, 달러-엔 환율은 143.574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53.36원이었고, 유로-달러 환율은 1.15311달러, 달러 인덱스는 98.261을 기록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841위안으로,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90.54원에 마감해 저점은 188.93원, 고점은 190.99원이었으며,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환중개를 합쳐 204억6천500만 위안이었다.
✅ 주요 용어 해설: 1. 지정학적 리스크: 국가 간의 정치적 긴장 혹은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 2. 딜 미스(Deal Miss): 시장에서 거래가 체결되었으나, 가격이나 조건이 잘못된 거래를 의미. 3. 금리 인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어 대출과 소비를 촉진하는 통화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