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캐나다 산불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해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발생한 산불이 하루 35만 배럴에 달하는 중질유 생산을 중단시키면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었다.
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0.89달러(1.42%) 상승한 배럴당 63.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3일 이후 가장 높은 종가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물 인도분 가격도 1.00달러(1.55%) 오른 65.63달러에 마감하며, 지난달 1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캐나다에서의 원유 생산 중단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가 최근 합의한 하루 41만 1천배럴에 달하는 증산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이로 인해 캐나다의 산불 피해가 OPEC+의 증산 발표 영향력을 상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편,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 또한 유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 합의 복원 협상에서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를 지속하겠다고 밝히며, 이란은 이러한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공급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다시 격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주말 러시아 본토 내 공군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한 데 이어, 이날에는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다리에 수중 폭발물 공격을 감행했다. 해리 칠링기리언 오닉스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주말 동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에 대한 깊숙한 공격 뒤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다시 유가에 스며들었다'며 '하지만 배럴 수에 비해 더 중요한 것은 미국과 이란 간의 우라늄 농축을 둘러싼 밀고 당기기'라고 강조했다.
✅ 주요 용어 해설 1.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미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원유의 일종으로, 가격 지표로 널리 사용된다. 2. OPEC+: 원유 생산국들이 협력하여 원유 생산량을 조정하는 기구로, OPEC에 러시아 등 비OPEC 국가들이 포함된다. 3. 지정학적 리스크: 특정 지역에서의 정치적 또는 군사적 사건이 경제에 미치는 위험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