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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신문

5월 초 수출 24% 급감…관세청 “조업일수 감소·미중 통상 불확실성·대미 관세 복합 작용”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5월 초 수출 24% 급감…관세청 “조업일수 감소·미중 통상 불확실성·대미 관세 복합 작용”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최초 작성일 : 2025-05-13 | 수정일 : 2025-05-20 | 조회수 : 34

 

2025년 5월 초순(1∼10일) 한국 수출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1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액은 총 12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8% 감소했다.
연초 반도체 호황과 인공지능 수요 급증으로 수출 회복세가 기대됐지만, 조업일수 감소와 함께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번 수출 부진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우선 가장 큰 영향으로 지목되는 것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다.
미국은 2025년 들어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고율 관세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4월에는 승용차 수입에 대해 동일한 비율의 품목별 관세를 적용했으며, 이어 5월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확대 적용했다.

 

이러한 조치의 여파는 한국 수출의 주요 품목과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대미 수출은 같은 기간 30.4% 감소해 전체 수출 감소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동차 수출의 경우 23.2% 감소했는데, 이는 전체 대미 자동차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9.08%에 달하기 때문이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문은 단순한 가격경쟁력보다 관세 부담이 구매 결정을 크게 좌우하는 시장이기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자동차 외에도 석유제품(-36.2%), 선박(-8.7%) 등의 전통적인 주력 수출품목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요 수출국별로 보면 중국(-20.1%), 베트남(-14.5%), 유럽연합(EU·-38.1%) 등 한국 무역의 핵심 파트너국들과의 교역도 둔화되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대미 수출에서 석유제품과 무선통신기기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이 감소했으며, 중국과 베트남 시장 역시 미국과 유사한 보호무역 조치와 현지 내수 경기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반도체 수출은 14.0% 증가해 전체 수출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군 수출 확대와 글로벌 인공지능 투자 확대가 단가 상승을 견인하면서, 반도체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더욱이 반도체 수출의 지역 다변화도 주목된다.
전통적으로 중국과 홍콩에 집중되던 반도체 수출이 최근에는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3월 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2.9% 증가한 59억8천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국가별 수출 순위에서 중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반도체가 수출 회복의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다른 품목군의 전반적인 부진으로 인해 전체 수출 회복세는 지연되고 있다.
더불어 5월 초의 수출 감소가 단기적인 현상인지, 중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조업일수 감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5월 1∼10일의 조업일수는 총 5.0일로 전년 동기(6.5일)보다 1.5일 적었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일평균 수출액 기준으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에 그쳤다”며 “월말까지 수출 실적이 회복될 여지는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무역통상 업계는 미중 간 무역협상의 향방이 향후 수출 회복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중 무역합의가 진행 중이며, 그 결과가 글로벌 무역 수요에 미칠 파급 효과가 크다”며 “일시적인 수출 감소보다는 중장기적인 무역 질서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품목별·국가별 차별화 전략과 첨단 기술 기반 수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 실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정부와 업계 모두 통상 정책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등 기존 주력 산업은 구조적인 수요 둔화와 통상 리스크에 동시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헬스 등 첨단산업은 수출 주도형 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민간 투자의 지속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용어 해설:

조업일수: 기업이 실제로 가동하여 생산활동을 수행하는 일수. 수출 집계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메모리 기술로, 인공지능·고성능 컴퓨팅에 사용된다.

품목별 관세: 특정 품목에 대해 수입 시 부과하는 세금으로, 무역 보호 및 산업 육성 수단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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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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