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5월 12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 달러화의 저가 매수세가 재차 유입되며 전 거래일 대비 2.4원 상승한 1,402.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장 초반 1,395.0원으로 출발한 이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나타난 결과로, 장중 한때는 1,406.5원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기록한 뒤 소폭 조정을 거쳐 횡보세를 보였다.
이번 환율 움직임의 핵심은 미·중 간 무역 협상의 진전 가능성과 이에 대한 시장 기대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점에 있다. 양국은 지난 1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에 부응해 중국 허리핑 부총리 역시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였고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 무역 협상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이 같은 발언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통상적으로 미·중 간 긴장이 완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외환시장에서도 안전자산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율은 장 초반 하락 압력을 받으며 출발했으나, 이후 전개된 매수세가 흐름을 반전시켰다.
특히 국내 수입업체들의 환율 민감도가 높아지는 구간에서, 1,300원대 중반 수준은 달러 매수의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오면 수입업체들의 달러 저가 매수세가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더해 역내 결제 수요와 해외 주식 투자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 기조도 이날 환율 상승을 뒷받침하는 배경 중 하나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 상승한 100.616을 기록하며, 미국 경제에 대한 시장 신뢰와 금리 유지 전망이 여전히 달러를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아시아 통화시장 전반의 흐름도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60.32원으로 집계되어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인 962.56원보다 2.24원 하락했다. 이는 엔화의 상대적인 약세를 반영하는 수치로,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지속 전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0.64엔 상승한 146.00엔을 기록하며 달러 강세 흐름을 재확인했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 전반에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환율은 외부 변수에 민감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금리, 무역, 외환보유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환율 방향성에 대한 예측은 여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방향, 중국의 경기 부양책 유무, 일본은행의 스탠스 변화 등이 모두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혹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고용지표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의 발표가 환율의 방향성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용어 해설 주석
원/달러 환율: 대한민국 원화와 미국 달러화 간 교환 비율로, 외환시장에서 원화 1달러당 가격을 의미.
달러인덱스 (Dollar Index): 미국 달러의 국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지수로, 주요 6개국 통화(유로, 엔, 파운드 등) 대비 달러의 상대 가치를 나타냄.
무역 협상 진전: 국가 간 무역 분쟁 완화나 협정 체결을 위한 교섭 과정의 진도를 의미하며, 금융시장에 심리적 영향을 미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