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6-08-04 | 수정일 : 2026-08-04 | 조회수 : 991 |

정부가 추진 중인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이 대주주의 '주가 누르기'를 막겠다는 당초 취지를 퇴색시키고, 오히려 조세 회피를 조장하는 '누더기 법안'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자본시장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핵심적인 순자산가치 80% 하한선이 실종되고, 실무적 한계와 예외 조항이 과도하게 포함되면서 법안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입니다.
이번 개정안은 장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상장사에 대해 평가 기간을 최대 6년 6개월로 늘리고 30%를 할증해 재평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주가 누르기'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읍니다. 원래 제안되었던 순자산가치의 80%를 평가액의 절대적 하한선으로 두는 방안이 빠지면서, 여전히 주가가 평가의 주요 잣대로 남게 되기 때문입니다.
핵심 요약:
- 정부의 상속·증여세법 개정안, '주가 누르기' 방지 취지 약화 및 조세 회피 조장 우려 제기
- 핵심 조항이었던 순자산가치 80% 하한선 실종, 평가 기간 연장 및 30% 할증으로는 실효성 부족
- 전문가들은 자본배치 왜곡, 불투명한 판정 기준, 회피 유인 증가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
한화투자증권 엄수진 연구원은 "이소영 의원안의 핵심은 저평가된 상장사의 경우 주가 대신 순자산가치의 80%를 평가가액 하한으로 두자는 것이었는데, 정부안은 평가 기간만 늘렸다"며 "여전히 주가를 척도로 활용하기 때문에 주가를 억누르려는 대주주의 유인이 본질적으로 바뀌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정부안의 30% 할증은 PBR 0.2인 기업의 가치를 4배까지 늘릴 수 있었던 원안과 달리, 0.26 수준으로 제한적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개편안은 기업의 자본배치를 왜곡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남양유업 감사를 지낸 심혜섭 변호사는 "제대로 된 순자산가치 평가를 못 하면 기업들은 부동산을 잔뜩 취득하거나 중복상장을 늘리는 등 순자산을 감추려 할 것"이라며 "오히려 중복상장을 장려하고 자본배치를 왜곡하는 역효과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상시 모니터링에 가까운 구조를 취하면서도 최종 결정은 실질 가치 심사 경험이 부족한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에 맡기는 행정 집행의 비효율성도 문제로 삼았습니다.
"제대로 된 순자산가치 평가를 못 하면 기업들은 부동산을 잔뜩 취득하거나 중복상장을 늘리고, 자사주·상호주를 확대해 순자산을 감추려 할 것입니다. 오히려 중복상장을 장려하고 자본배치를 왜곡하는 역효과가 클 것입니다." (심혜섭 변호사)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 또한 정부안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안의 최초 고안자로서 당혹감을 감추기 어렵다"며 "정부안은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아이디어 자체를 무색하게 만드는 방향"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번 정부안은 개혁 의지의 후퇴로 오해받을 우려가 크다"며 세법 개정안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문제점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불투명한 판정 기준과 회피 유인이 증가하면서, 이 법안은 주가를 더 누르는 것을 권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latte1971@gmail.com)
문화경제일보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