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이 2% 이상 하락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수요가 위축된 데다, 달러화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금값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현지시간 낮 12시 30분 기준으로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 거래일 결제 가격인 3,365.80달러 대비 69.20달러(2.06%) 하락한 트로이온스(1ozt=31.10g)당 3,296.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발표에서 원래 오는 6월에 예정되어 있었던 고율 관세 부과를 철회하고, 협상 시한을 7월 9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무역 갈등에 따른 단기적인 수요 위축 우려가 완화되면서 금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삭소은행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본부장은 최신 동향에 대해 '4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가 이후, 하락 추세선 상에서 기술적 매도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상승세와 함께 트럼프의 완화된 무역 정책이 금의 안전자산 수요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의 반등도 금 가격에 부담을 주는 요소이다. 이날 달러화는 장 초반 약세를 보였으나 이후 0.4% 상승하며 거래되고 있다. 금은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비달러권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비싸진 상황이 되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30일 발표될 예정인 미국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및 이번 주에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인사들의 발언에도 주목하고 있다. PCE는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로, 이 결과에 따라 향후 금리 정책의 방향성이 구체화될 수 있다.
한센 전략가는 '무역 갈등이 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과 인플레이션 지표의 반응이 향후 금리 인하 경로를 가늠할 핵심 변수'이며, 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연내 총 47bp(0.47%포인트)의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첫 번째 인하 시점은 10월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스톤엑스의 로나 오코넬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금 가격은 여전히 조정 국면에 있으며, 지속되는 불확실성이 일정 수준에서 지지력을 제공할 것이지만, 이미 고점은 형성된 상태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 주요 용어 해설 1. 안전자산: 경제 불확실성이나 금융 위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자산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선호하는 자산. 2. 금 선물: 미래의 특정 시점에 금을 정해진 가격으로 구매하거나 판매하기 위해 체결하는 계약. 3. 개인소비지출(PCE): 가계의 소비 지출 변화를 측정하는 경제 지표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