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지며 하락 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관련 발언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 중 '우리가 반드시 협정을 체결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하며, 불과 이틀 전 '일요일(5월 4일)의 협정이 이번 주 초에 체결될 수 있다'고 한 발언과 모순되는 태도를 보였다. 또한, 그는 무역 파트너 국가들에 대해 '관세율과 양보 사항을 직접 정하겠다'고 시사하며 기존의 협상 방식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발언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국채 가격이 상승했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4BP 하락한 4.31%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장중 낙폭을 일부 만회하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결국 약 0.8%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장 종료 후 극적 반등 요인: '미-중 무역 협상 재개' 보도
장 마감 후,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 재개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은 급반등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미국 무역 대표부 대표인 제이미슨 그리어가 이번 주 스위스에서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양국 간 무역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되어 증시는 장중 하락분을 만회하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주요 개별 종목 및 업종별 동향
테슬라: 4월 영국과 독일의 신차 판매가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1.8% 하락했다.
제약주: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수입 관세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자, 일라일릴리와 머크 등 주요 제약주들이 하락세를 보였다.
백신 관련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 백신과 마스크 의무화를 강하게 비판해 온 인물인 비나이 프라사다를 생물 의약품 평가 연구 센터 책임자로 임명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급락했다.
전문가 시장 전망 및 투자 심리: 엇갈리는 진단 속 여전한 매수세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토인 리서치의 케빈 브룩스는 투자자들이 FOMC 결과 발표와 실제 무역 협정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50% 낮출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주식 시장은 새로운 저점을 기록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에 매달려 있고, 연준은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입장'이라며, 이는 주식 시장에 좋은 조합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최근 주식 시장의 역사적인 상승세 이후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으로는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진단하며 신중론을 펼쳤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신중론 및 비관론 속에서도 미국 기업과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는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데이터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금요일(5월 3일) 기준으로 무려 21주 연속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장기 매수 기록이다. 또한,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 역시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4월에 발표된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2,338억 달러에 달했다.
엔비디아 CEO의 중국 시장에 대한 시각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매우 큰 시장'이며, 향후 2~3년 내에 500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AI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CEO는 이러한 중요한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엔비디아에게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정부 정책과 국가의 최선의 이익에 맞춰 계속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 기업들이 직면한 어려움과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발언이다.
장 종료 후 발생한 기타 소식: 인도-파키스탄 긴장 고조
미국 증시 마감 이후에는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소식도 있었다. 인도 측은 파키스탄 및 파키스탄 점령지 내 테러 시설 아홉 곳을 타격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대해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인도가 민간 지역을 공격했으며, 파키스탄 측이 인도 라팔 전투기 한 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러한 소식들은 미국 증시 마감 이후에 발생했기 때문에 어제 장중 시장 움직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금일 (5월 7일) 주요일정
오늘 시장의 이목은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경제 지표 발표 및 이벤트는 다음과 같다 (미국 동부 시간 기준).
20:00: 미국 MBA 모기지 신청 건수 발표
23:30: 미국 EIA 원유 재고 발표
다음날 03:00 (5월 8일 새벽): 미국 기준 금리 결정 발표
다음날 03:30 (5월 8일 새벽): 미국 FOMC 기자 회견
다음날 04:00 (5월 8일 새벽): 미국 3월 소비자 신용 지표 발표
미국 증시는 당분간 연준의 향후 통화 정책 방향 및 미-중 무역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변수'까지 상존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기민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용어 해설
관망세: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적극적인 매매를 자제하는 투자자들의 태도.
자사주 매입: 기업이 자사의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하는 행위로, 주가 부양 및 주주 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