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작성일 : 2025-05-13 | 수정일 : 2025-05-20 | 조회수 : 23 |
서울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계의 상환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고금리 기조 속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수요자들이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동산 금융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2월 말 기준 서울 지역의 국내 은행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5%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9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연체율은 1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지연된 대출 비율을 의미한다.
서울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21년 12월 0.09%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4년 2월 0.33%를 기록한 이후,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12월에는 0.31%, 2025년 1월에는 0.34%를 기록하며 기존 최고치를 경신했고, 2월에도 상승 흐름을 멈추지 않았다.
국내 전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서울 지역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 기준으로 약 3분의 1이다.
서울은 거래량이 많은 데다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전체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력도 크다.
연체율 상승이 금융권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연체율 급등이 ‘영끌’ 차주들의 상환 여력 한계를 보여주는 지표로 보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157.9로 전 분기(150.9)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서울 지역 차주들이 소득의 40.6%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는 의미이다.
해당 비율은 2023년 4분기 40.1%에서 2024년 1분기에는 38.8%로 하락했다가, 이후 다시 40%를 넘어섰다.
이와 같은 상환 부담 증가에 따라 부동산 경매도 급증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지역에서 임의경매로 인한 소유권 이전 등기가 이뤄진 부동산은 979건으로, 전년 동기(742건)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임의경매는 부동산 담보 대출 차주가 3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할 경우, 금융기관이 재판 없이 경매를 신청해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 저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이 최근 고정금리 약정 기간 종료로 인해 급격한 금리 상승을 체감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환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상승은 단기적 문제를 넘어 구조적인 가계부채 리스크를 예고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대출 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용어해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1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대출의 비율을 나타낸다.
•주택구입부담지수(K-HAI): 가구의 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로, 수치가 높을수록 부담이 큽니다.
•임의경매: 부동산 담보 대출 차주가 원리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금융기관의 신청으로 재판 없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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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일보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