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분기 한국의 수출 실적이 대기업과 중견기업 모두 감소세를 보이면서, 본격적인 관세 충격이 도래하기도 전에 수출 둔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에 따르면, 1분기 총수출액은 1,59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수출기업 수는 오히려 1.5% 증가했으나, 대형 기업군의 부진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수출이 2.9% 감소했다. IT부품과 수송장비 수출은 증가했지만, 광산물과 내구소비재 부문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견기업은 자본재, 원자재, 소비재 전 부문에서 부진하며 수출이 2.6% 감소했다. 화학공업제품과 기계류, 수송장비가 감소폭을 키웠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소기업은 소비재 및 원자재 부문의 선전으로 1.3%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휘발유와 경유 등 광산물 수출이 국제유가 하락과 생산량 감소로 19.8% 줄며 전체 수출 감소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광제조업이 석유화학과 금속제품 부진으로 0.5% 감소했고, 도소매업은 15.7% 하락했다. 반면 전문·과학·기술 등 기타 산업 부문은 4.6% 증가하며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종사자 규모별로는 19인 기업 수출이 10.8% 증가한 반면, 10249인 규모는 13.5%, 250인 이상은 0.5% 각각 감소했다. 재화 성격별로는 반도체 등 IT부품의 호조로 자본재 수출이 3.1% 증가했지만, 원자재(-9.7%)와 소비재(-4.9%)는 동반 하락했다.
주목할 점은 대기업 수출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 집중도는 36.0%로 0.2%포인트 증가했고, 100대 기업 비중도 66.1%로 상승하며 대형 수출기업 중심의 집중화가 강화됐다는 점이다.
1분기 수입액은 1,526억 달러로 1.4% 감소했다. 대기업 수입은 4.7% 줄었지만, 중견기업(9.7%)과 중소기업(0.5%)은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광제조업(-2.7%)과 기타 산업(-3.9%) 수입이 줄었으며, 도소매업 수입은 3.1% 증가했다.
용어 해설
무역집중도: 상위 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며, 수출 의존도가 특정 기업에 집중된 정도를 나타낸다.
광산물 수출: 휘발유, 경유, 원유 등 자원성 원재료 수출로, 글로벌 유가와 밀접하게 연동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