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대한민국의 재정수지가 60조 원을 초과하는 적자를 기록하며 역대 두 번째로 큰 폭의 재정 적자를 나타냈다. 재정 조기 집행에 따른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추경에 따른 국채 추가 발행까지 반영될 경우 적자 규모는 지난해와 유사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15일 발표한 ‘2025년 5월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통합재정수지는 총수입 159조9천억 원, 총지출 210조 원으로 50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사회보장성기금 수지(11조3천억 원 흑자)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61조3천억 원 적자를 나타냈다. 이는 2024년 1분기 기록한 75조3천억 원의 최대 적자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수치다.
총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2조5천억 원 증가했으며, 이 중 국세 수입은 93조3천억 원으로 8조4천억 원 늘었다. 소득세는 근로자 수 증가 및 성과급 확대 영향으로 2조8천억 원 증가했고, 법인세는 12월 결산 법인의 실적 개선 및 이자·배당소득 증가 등에 따라 6조5천억 원 확대됐다. 반면 부가가치세는 1조5천억 원 감소하며 내수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외수입은 11조3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3조9천억 원 증가했고, 기금수입도 55조3천억 원으로 2천억 원 늘어났다. 총지출은 210조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조2천억 원 감소했지만, 재정의 적극적인 상반기 집행 기조로 인해 여전히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한편, 국회를 통과한 13조8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약 10조 원 규모의 국채가 추가로 발행될 예정이며, 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지난해 수준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중앙정부 채무는 3월 말 기준 1,175조9천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6천억 원 감소했다. 국고채 발행은 4월에만 20조9천억 원 규모였으며, 이 중 외국인 순투자가 9조6천억 원에 달해 자금 유입이 활발했다. 1~4월 누적 국고채 발행 규모는 81조2천억 원으로, 연간 한도(197조6천억 원)의 41.1%가 이미 소진된 상태다.
재정당국은 하반기 세입 회복과 재정 효율화 등을 통해 재정 균형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채 발행 증가와 대규모 적자가 지속될 경우 국제 신용평가사 및 채권시장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