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7일 화요일, 서울 외환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1,38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5.3원 급락한 1,38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며,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기록된 수치다. 개장 직후 1,379.7원까지 저점을 기록했으며 오전 9시 20분 현재 1,38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급락은 어린이날 및 대체공휴일로 인한 이틀간의 휴장 이후 국내 외환시장에서 나타난 주요 변화다.
이번 원화 강세의 주요 배경에는 한국 연휴 기간 중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두드러진 아시아 통화 강세 흐름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대만달러는 단 이틀 만에 9.2% 상승, 달러당 32.12대만달러에서 29.17대만달러로 급등하며 30년 만에 가장 큰 2거래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 협상 재개 소식이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장관은 오는 8일 스위스를 방문해 중국 측 수석 대표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 또한 중국 측과의 협상을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 같은 고위급 협상 재개 소식에 반응하며 위험 선호 심리를 강화했고, 이는 안전 자산인 달러화 수요를 감소시키고 아시아 신흥국 통화에 대한 매수세를 증가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서울 외환시장도 이러한 흐름에 동조해 원화 강세가 나타났으며, 역외 외환시장에서는 연휴 기간 중 원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민혁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역외 원화도 아시아 통화 강세에 동조하며 움직였다'며, '1,400원 아래에서의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과 환율 하락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경우 환율 추가 하락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국민은행은 이날 하루 예상 원·달러 환율 밴드를 1,370~1,385원으로 제시했다.
하나은행도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하나은행 외환 딜러는 '이번 주 중 미국이 일부 국가 대상 관세 협상 결과를 발표할 경우,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며, 이는 원·달러 환율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이번 주 예상 환율 밴드를 1,370~1,380원으로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원·달러 환율의 1,380원대 급락은 한국의 연휴 기간 중 형성된 미중 무역 협상 재개 기대감과 아시아 통화 강세 흐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과 미국발 무역 관련 뉴스 등 추가 요인에 따라, 환율이 당분간 1,30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거나 추가 하락세를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