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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신문

동아시아를 꿰뚫은 안중근의 평화 구상

박성민 기자 (12kerren@gmail.com)


동아시아를 꿰뚫은 안중근의 평화 구상

박성민 기자 (12kerren@gmail.com)




최초 작성일 : 2025-08-15 | 수정일 : 2025-08-15 | 조회수 : 22

21세기 동아시아는 세계 경제의 중심 중 하나이자, 여전히 해묵은 갈등과 역사 문제가 얽힌 복잡한 무대다. 영토 분쟁, 역사 인식의 충돌, 그리고 미·중 패권 경쟁이 이 지역의 정치 지형을 흔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100여 년 전 한 청년이 감옥 안에서 그린 ‘동양평화’의 그림은 단순한 역사적 기록을 넘어,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중근 의사의 사상은 당시로서는 드물게 민족주의와 국제주의를 결합한 형태였고, 이는 오늘날의 동아시아 국제정치에서도 새롭게 읽혀야 한다.

그의 ‘동양평화론’은 한·중·일 삼국이 군사·경제·문화적으로 연대해 서양 열강의 침략을 막고 상호 번영을 이루자는 제안이었다. 그는 동양의 분열이 곧 서양의 식민지가 되는 길이라 경고했다. 20세기 초, 유럽이 식민지를 확대하며 국제질서를 장악하던 시기, 이 같은 구상은 이상론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웠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았기 때문이다. 안중근은 공동 방위 체제, 통화·관세의 통일, 교육 교류, 분쟁 해결 기구 설립 등 지금 봐도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이고 제도화된 구조를 제안했다.

이러한 시각은 조선의 독립을 단지 ‘우리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동아시아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 과제로 바라본 점에서 가치가 크다. 당시 일본은 이미 근대화를 이룬 군사 강국이었으나, 팽창주의에 몰두하며 조선과 중국을 지배하려 했다. 중국은 내부 혼란과 외세 침탈로 국력이 약화됐고, 조선은 병합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이런 불균형 속에서 안중근은 어느 한 나라의 단독 부흥이 아니라, 세 나라의 공동 생존과 균형 발전을 꾀했다. 오늘날로 치면 ‘지역공동체’나 ‘다자안보체제’ 구상을 한 셈이다.

동아시아 국제정치에서 안중근의 사상적 가치는 바로 이 ‘연대’와 ‘상호 번영’에 있다. 현재 한·중·일 관계는 과거사 문제와 영토 분쟁, 정치적 불신으로 불안정하지만, 동시에 무역과 인적 교류는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다. 경제적으로 얽혀 있으면서도 정치적으로는 대립하는 이 ‘샴쌍둥이’ 같은 관계는, 협력의 제도화 없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 안중근이 제시한 공동체 구상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해법의 힌트를 제공한다.

물론 100년 전의 구상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의 발상 속에는 지금 동아시아가 직면한 핵심 질문이 담겨 있다. 우리는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경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협력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 광복과 독립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목적지는 ‘함께 사는 평화’라는 점을 그는 분명히 했다.

동아시아의 국제정치 무대에서, 안중근 의사의 사상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것은 역사 속 인물에 대한 기념을 넘어,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도전이다. 경쟁과 불신을 넘어서는 용기, 그리고 서로를 필요로 하는 지혜. 그의 붓끝에서 시작된 평화의 설계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그 마무리는 오늘을 사는 우리가 써 내려가야 할 몫이다.

Tags  #전문인터뷰&인물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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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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