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작성일 : 2025-08-14 | 수정일 : 2025-08-14 | 조회수 : 221 |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와 사회 속에서 사랑과 나눔, 그리고 정의를 실천한 상징적인 인물이다. 1922년 대구에서 태어나 일찍이 신앙의 길을 선택한 그는, 가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며 사제 서품을 받았다. 유학 시절에는 철학과 신학을 깊이 연구하며 사목자로서의 기반을 다졌고, 귀국 후에는 교육과 복음 전파, 사회 정의 실현에 힘썼다. 1969년 한국 최초의 추기경으로 서임되며 국내외 가톨릭 공동체에서 그의 이름은 곧 신뢰와 존경의 상징이 되었다.
그의 사목은 단순히 교회 안에 머무르지 않았다. 독재와 억압의 시대에 김수환 추기경은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서 인권과 자유를 옹호했다.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시기, 그는 권력의 압박 속에서도 한 목소리로 국민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교회 문을 사회적 약자와 고통받는 이들에게 활짝 열어놓았다. ‘가난한 이들을 먼저 생각하라’는 그의 목소리는 신앙인뿐 아니라 많은 시민들에게도 도덕적 나침반이 되었다.
김 추기경의 삶에는 나눔과 사랑이 깊이 배어 있었다. 그는 재산을 소유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소박한 생활을 이어갔으며, 병상에서도 주변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장례식에서 울려 퍼진 ‘우리 모두 사랑합시다’라는 유언은 그가 평생 전하고자 했던 복음의 핵심이자, 삶의 철학을 함축한 말이었다.
그의 유산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신앙의 모범과 인권·자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한국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정신적 토대가 되고 있다. 종교를 넘어선 그의 사랑과 헌신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 숨 쉬며, 세대를 넘어 계승되고 있다.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말과 행동,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마음은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빛나고 있다.
사진 출처 : 천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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