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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4,419달러 보합권... '협상 기대감' vs '지정학적 리스크' 팽팽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금값 4,419달러 보합권... '협상 기대감' vs '지정학적 리스크' 팽팽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최초 작성일 : 2026-03-25 | 수정일 : 2026-03-25 | 조회수 : 991


금값 4,419달러 보합권... '협상 기대감' vs '지정학적 리스크' 팽팽
① 미국과 이란의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 금 가격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0.27% 소폭 상승하며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②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 보류 선언과 이란 측의 조건부 대화 의지가 맞물리며 시장은 극심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③ 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가 금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2분기 정체기를 거쳐 연말께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외교적 접촉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금 시장이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양국의 협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가격 상승과 하락 요인 사이에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모습이다.

뉴욕 금 가격, 협상 기대감 속 4,419.30달러 기록

24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GCJ6) 가격은 전 거래일 결제가인 4,407.30달러보다 12.00달러(0.27%) 상승한 트로이온스(1ozt=31.10g)당 4,419.3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금 가격의 소폭 상승은 시장 내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가 매수세와 리스크 관리 물량이 섞인 결과로 풀이된다.

금 시장 참여자들은 최근 급변하는 중동 정세와 미국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매력이 일시적으로 희석되기도 했으나, 여전히 잔존하는 군사적 갈등 요소들이 하락 폭을 제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의 가격대를 중장기적 추세 전환의 분기점으로 보고 주요국의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이란 물밑 접촉 포착…트럼프, 에너지 시설 공격 닷새간 보류

금 가격의 보합세를 이끈 결정적인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 미-이란 간의 외교적 접촉 소식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이란 측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었다고 언급하며, 이란의 핵심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계획을 닷새 동안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물리적 충돌의 정점에서 일단 한 걸음 물러나 대화의 창구를 열어두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CNN 방송 또한 이날 이란 내 소식통을 인용해 워싱턴 주도의 양국 간 접촉이 최근 며칠 동안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비록 해당 접촉이 전면적인 협상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으나, 극단적 대립 상황에서 대화의 기류가 형성되었다는 점 자체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이란 측 소식통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회담을 먼저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이란의 국익을 보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합의안이 제시된다면 이를 경청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향후 협상 전개에 따라 금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요구 및 지역 분쟁 등 불확실성 상존

외교적 해법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반에 깔린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란이 세계 최대의 해상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최대 200만 달러에 달하는 고액의 통행료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보는 글로벌 물류 비용 상승과 공급망 불안을 야기하며 국제 금 가격의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중동 현지의 군사적 긴장감은 여전히 최고조에 달해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는 것과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레바논 등 주변국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복합적인 지역 분쟁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공격 보류 결정이 근본적인 평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기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유가 급등과 강달러 압박…금 시장의 하방 요인

금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거시경제적 요인들도 만만치 않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92달러 선까지 치솟으며 전장 대비 5%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며, 이는 곧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압력으로 이어진다. 금은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여타 통화 보유자들에게 금 가격의 상대적 체감도가 높아져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미 국채 금리의 상승 역시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인 금의 보유 비용을 높여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현재 시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중앙은행들의 긴축적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다각적인 변수들은 금 가격이 특정 방향으로 튀기 어려운 보합 장세를 형성하게 된 주요 원인이다.

전문가 전망 "2분기 압박 지속 후 연말 반등 가능성"

향후 금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단기적 고전과 장기적 낙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TD증권의 상품 전략 글로벌 책임자인 바트 멜렉은 "전쟁이 장기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 압박을 받는 환경은 금 시장에 우호적인 뉴스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트 멜렉 책임자는 금 가격이 올해 2분기 동안에는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전망은 다시 개선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연말쯤 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이 시점부터 달러 약세와 금리 하락이 가시화되면서 금 가격이 다시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금 시장의 흐름은 지정학적 긴장 완화 여부와 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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