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작성일 : 2025-05-12 | 수정일 : 2025-05-12 | 조회수 : 24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5년 한국의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즉 잠재성장률을 1.98%로 제시했다.
이는 올해 예상치인 2.02%보다 0.04%포인트 낮은 수치이며, 한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 잠재력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결과다.잠재성장률은 경제가 인플레이션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 수준을 의미하며, 통상 국가 경제의 ‘기초 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생산가능인구, 자본, 기술 등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가 균형 있게 투입될 때 가능한 최대 산출을 의미하기에, 이 수치의 하락은 경제 체질의 근본적인 약화를 뜻한다.
이번 전망치는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의 기존 분석과도 일치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 3월 ‘2025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로 추정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서 20252030년 잠재성장률을 평균 1.5% 수준으로 예상했다.
KDI의 전망은 2022년에 제시했던 20232027년 평균 2.0% 대비 크게 낮아진 수치다.잠재성장률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구조적 인구 문제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고령화의 가속화로 인해 노동 투입이 급격히 줄고 있으며, 이는 성장 동력 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노동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자국 우선주의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과 지정학적 불안정성 등 외부 변수까지 겹치면서 자본 투입도 위축되고 있다.
한편,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총요소생산성(TFP)의 정체는 지속되고 있다.
기술 혁신이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개혁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OECD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폭은 선진국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2017년 3.00%였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26년까지 1.98%로 1.0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37개국 중 7번째로 큰 낙폭이다.
한국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한 국가는 튀르키예, 체코, 에스토니아 등 경제 규모가 작거나 신흥국에 해당하는 국가들이다.
튀르키예는 여전히 4%대 잠재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중소국과 유사한 경로로 하락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0.92→1.04%), 이탈리아(0.03→1.22%), 스페인(1.03→1.74%)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은 같은 기간 동안 잠재성장률이 오히려 상승했다.
이는 각국이 노동시장 개혁과 생산성 개선 정책을 병행한 결과로 분석된다.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은 잠재성장률을 2.2~2.4%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은 2022년 이후 5년 연속 미국의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제에서 한국의 상대적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하락세가 단기간에 멈출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 불거진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국제 무역 갈등, 탄핵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경제는 내우외환의 압박 속에서 성장률 반등의 기회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결국, 현재의 잠재성장률 하락은 일시적인 경기 변동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중장기적 대응 전략이 시급하다.
노동시장 유연화, 인구정책 재정비,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신성장 산업 육성 등 다각적인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용어 해설:
잠재성장률: 인플레이션 없이 달성 가능한 최대 경제 성장률로, 노동·자본·생산성 등 요소의 효율적 활용을 전제로 한다.
총요소생산성(TFP): 투입 요소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생산성 증대를 측정하는 지표로 기술 발전, 효율성 개선 등을 반영한다.
자본투입: 경제 활동을 위해 기계, 건물, 인프라 등 생산 자본을 얼마나 많이 활용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latte1971@gmail.com)
문화경제일보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