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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신문

미국 매출 꺾인 룰루레몬, 창업주와 내홍까지… 위기의 요가복 제국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미국 매출 꺾인 룰루레몬, 창업주와 내홍까지… 위기의 요가복 제국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최초 작성일 : 2026-03-18 | 수정일 : 2026-03-18 | 조회수 : 1001


미국 매출 꺾인 룰루레몬, 창업주와 내홍까지… 위기의 요가복 제국
- 룰루레몬은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세 인상과 비용 상승을 이유로 올해 연간 및 1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시장 예상치보다 낮게 제시했다.
-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소맥면세 제도 종료로 인해 올해 관세 비용이 전년 대비 1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며, 프리미엄 브랜드 특성상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어려워 수익성 압박이 심화될 전망이다.
- 핵심 시장인 미국 매출의 감소세와 창업주 칩 윌슨과의 경영권 분쟁 등 대내외적 악재가 겹치며 향후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의 프리미엄 스포츠 의류 기업 룰루레몬(NAS:LULU)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수익성 악화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룰루레몬은 현지시간 17일 발표한 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놓았지만, 정작 투자자들의 시선은 냉담한 장기 전망에 쏠리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관세 폭탄과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의 소비 위축, 그리고 내부 경영권 갈등까지 더해지며 룰루레몬의 성장 가도에 경고등이 켜진 형국이다.

어닝 서프라이즈 가린 비관적 가이던스… 월가 예상치 하회

룰루레몬이 제시한 올해 실적 가이던스는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룰루레몬이 발표한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는 113억 5,000만 달러에서 115억 달러 사이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15억 2,000만 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단기적인 실적 지표인 올해 1분기 가이던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회사 측은 1분기 매출을 24억~24억 3,000만 달러로 예상했는데, 이 또한 시장 전망치인 24억 7,000만 달러를 하회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러한 하향 조정의 배경에는 급격히 악화된 경영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매출 성장의 둔화보다 더 뼈아픈 대목은 수익성 하락이다. 룰루레몬은 현재 높은 관세 부담과 더불어 이른바 '소맥면세(de minimis)' 제도의 종료로 인해 전례 없는 비용 압박을 받고 있다. 소맥면세 제도는 일정 금액 이하의 소액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주던 제도로, 이 제도의 종료는 공급망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직결된다.

관세 비용 1억 달러 증가… "가격 인상 카드도 못 쓴다"

룰루레몬의 가장 큰 재무적 부담은 관세다. 회사 측 추산에 따르면 올해 룰루레몬이 부담해야 할 관세 비용은 약 3억 8,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불과 1년 만에 1억 달러가량 급증한 수치다.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기조가 현실화되면서,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룰루레몬의 원가 구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외신 CNBC는 룰루레몬이 이미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되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할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요가복 한 벌에 100달러를 상회하는 가격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 부담을 이유로 가격을 더 올릴 경우 소비자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즉, 매출이 늘더라도 비용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의 부진과 중국 시장의 한계

지역별 매출 전망에서도 위기 신호가 감지된다. 룰루레몬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인해 미국 내 중산층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필수재가 아닌 고가 운동복에 대한 수요가 꺾이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물론 긍정적인 신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은 약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볼 때 중국 시장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 시장의 역성장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글로벌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의 지배력 약화는 기업 가치 제고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창업주와의 내홍… 경영진의 리더십 시험대

대외적인 악재 외에도 내부적인 리더십 흔들기도 룰루레몬을 괴롭히고 있다. 룰루레몬의 창업자이자 최대 개인 주주인 칩 윌슨(Chip Wilson)과의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윌슨은 최근 "룰루레몬이 본연의 창의적 비전을 잃어버리고 평범한 브랜드로 전락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현재의 경영진과 이사회가 회사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사회 개편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창업주와의 이러한 분쟁은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물론,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위기 상황에서 경영진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윌슨의 요구가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될 경우, 실적 개선을 위한 전략적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다.

4분기 실적 상회는 '낮아진 기대치' 덕분… "안심하기 일러"

한편, 룰루레몬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36억 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 5.0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매출 35억 8,000만 달러와 EPS 4.78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표면적으로는 양호한 실적이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박하다. 1년 넘게 이어온 부진으로 인해 월가의 기대치 자체가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태였기 때문에 거둔 '상대적 우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룰루레몬 앞에 놓인 과제는 명확하다.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 구조를 어떻게 효율화할 것인가, 그리고 미국 시장의 매출 둔화를 방어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이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비용 압박을 극복해야 하는 룰루레몬의 행보에 월가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다가오는 1분기 실적 발표는 룰루레몬이 제시한 비관적 전망이 단순한 엄살이었는지, 아니면 현실화되는 위기의 서막이었는지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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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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