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1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즉각 인상한다.
- 잔액 기준 코픽스는 보합세를 유지했으나, 신규 취급액 기준의 상승으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다시 가중될 전망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연초 일시적으로 하락하며 대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조달 비용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도 즉각적인 상향 조정에 들어갔다. 특히 자산 관리와 부채 상환에 민감한 30~50대 비즈니스맨들에게는 이번 금리 반등이 가계 재무 설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달 만에 반등한 코픽스, 2.82% 기록
1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2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2.8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2.77%)과 비교해 0.05%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9월부터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던 코픽스는 올해 1월 들어 다섯 달 만에 하락 전환하며 안정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다른 지표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2.85%를 기록하며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직전 월의 조달 비용이 누적되어 반영되는 특성상 변동 폭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부가 장려하는 신 잔액기준 코픽스의 경우 2.47%로 집계되어 전월 대비 0.01%포인트 하락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다수 주담대 변동금리 상품이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를 지표로 삼고 있어, 시장이 체감하는 금리 인상 압박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코픽스 산정 구조와 상승 원인 분석
코픽스는 국내 8개 주요 시중은행(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기업, KB국민, 하나, 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금융채 등 수신 상품의 금리가 인상되거나 하락함에 따라 코픽스 지수가 결정되는 구조다. 즉, 코픽스가 올랐다는 것은 은행이 대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불한 비용이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한다.
이번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의 상승은 해당 월에 신규로 조달한 자금의 금리 수준이 전월보다 높았기 때문에 발생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금융채 금리의 변동과 정기예금 금리 추이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외에도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채, 주택부채, 금융채 등 다양한 수신 상품의 금리를 반영하는데, 신규 취급액 기준은 시장 금리 변동을 가장 신속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꼽힌다.
시중은행 대출 금리 즉각 반영…차주 부담 가중
코픽스 공시에 맞춰 시중은행들은 즉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조정에 나섰다.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7일부터 신규 취급액 코픽스 상승분(5bp)을 그대로 반영해 주담대 금리(6개월 변동)를 기존 연 4.32~5.52%에서 연 4.37~5.57%로 상향 조정한다.
KB국민은행 역시 발 빠르게 움직였다. 6개월 주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기존 연 4.1~5.5%에서 17일 기준 연 4.15~5.55%로 0.05%포인트 인상한다. 뿐만 아니라 서민 주거와 직결된 전세자금 대출(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도 기존 연 3.8~5.2%에서 연 3.85~5.25%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신규 대출을 앞두고 있거나 금리 갱신 주기를 맞이한 차주들의 이자 상환액은 직접적으로 늘어나게 됐다.
금융 소비자 대응 전략 및 향후 전망
이번 금리 반등으로 인해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조가 본격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3050 세대 비즈니스맨들은 주택 보유 비중이 높고 대출 규모가 큰 만큼, 미세한 금리 변동에도 가처분 소득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신규 대출 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격차를 면밀히 분석하고, 본인의 자금 상환 계획에 맞춰 적절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 잔액기준은 기존 잔액기준 코픽스에 결제성 자금(요구불예금 등)을 포함하여 산출하므로 변동 폭이 작고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 금리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싶은 차주라면 자신의 대출 지표가 어떤 코픽스를 추종하는지 확인하고, 필요시 대환 대출 등을 통한 금리 방어 전략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결론 및 시사점
2월 코픽스의 반등은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시장의 막연한 기대감에 경종을 울리는 지표다.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다시 꿈틀대면서 대출 금리 하향 안정화는 당분간 소강상태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 소비자들은 은행별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조건을 철저히 비교하고,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와 기준금리 향방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가계 부채 관리가 절실한 직장인 및 자영업자들에게는 이번 금리 상승이 자산 포트폴리오의 건전성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