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8월의 첫 거래일에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후퇴로 인해 4% 가까이 폭락하며 3,119.4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 또한 32.45포인트(4.03%) 급락하여 772.79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증시 급락의 주된 원인은 전일 발표된 신정부의 세제개편안이 합리적인 시장의 기대를 저버린 데 있다. 투자자들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바랐으나, 개편안에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10억 원으로 강화하고, 증권거래세를 0.05% 인상하며, 배당소득에 최고 세율 35%를 적용하는 등 투자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실망감이 커지며 매물이 쏟아지게 되었다.

특히, 그간 코리아 밸류업의 상승 동력을 이끌었던 금융과 지주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증권업종은 6.48%, 보험은 4.56%, 금융업종은 4.95%가 각각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또한, 대외적으로도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후퇴하며 부담이 가중되었다. 미국의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른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38.7%로 급락했다. 이러한 상황은 강달러 흐름을 고착화시켜 원화 가치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장중 1,400원을 돌파하며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빅피겨'를 넘어섰다. 환율 급등은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가속화했다. 

더불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상호 관세율을 확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고율 관세의 도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차익 실현 압력이 한층 가중되었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매도세를 주도하며 지수 하락이 심화되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560억 원, 기관이 1조719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만이 1조6,318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하고자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1만 계약 이상을 순매도하며 선현물 합계 1조 원에 가까운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금융, 지주, 방산, 원전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한 반면, 통신 및 음식료와 같은 일부 경기 방어주는 상대적으로 낙폭을 제한하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연구원은 “6~7월의 코스피 랠리는 실적 개선보다는 주가수익비율(PER) 상승, 즉 멀티플 확장에 기인했다”며 “상승 모멘텀이 모두 소멸하며 하방 압력이 가중된 상황”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하방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보이나, 12개월 선행 PER 10년 평균인 10.3배에 해당하는 3,063.98을 1차 지지선으로 고려할 수 있다”며 “가격 조정 이후에는 반도체 및 조선 업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며 저가 매수 접근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 주요 용어해설 
- 코스피: 한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으로 구성된 주가 지수 
- PER(주가수익비율): 회사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비율, 주가의 상대적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됨 
- PBR(주가순자산비율): 회사의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자산에 대한 주가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