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원유 수출의 요충지인 하르그 섬 봉쇄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양측의 외교적 대화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의 구조적 상승 가능성과 종전 후에도 원유 시설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을 경고하고 있다.
뉴욕 원유 시장이 중동발 전운이 짙어지며 다시금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미국 정부가 대규모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는 소식에 공급 차질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번 파병이 단순한 경계 강화를 넘어 이란 본토를 향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인 중동 지역의 긴장감은 역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 해병대 대규모 추가 급파…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시장 '술렁'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2.18달러(2.27%) 급등한 배럴당 98.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 상승의 촉매제가 된 것은 미 국방부의 전격적인 병력 이동 소식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캘리포니아 기지 소속 해병대원 약 2,200명에서 2,500명 규모의 병력을 중동을 담당하는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 관할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시장이 더욱 주목하는 부분은 이번 파병이 앞서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 중이던 해병대 2,200명을 급파한 데 이은 추가 조치라는 점이다. 단기간 내에 5,000명에 육박하는 정예 해병대 병력이 중동으로 집결하면서,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이란을 겨냥한 지상군 투입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군사적 긴장감은 장중 유가를 99.67달러까지 끌어올리며 심리적 저항선인 1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게 했다.
트럼프, 이란 원유 젖줄 '하르그 섬' 봉쇄 검토…에너지 무기화 가속
군사적 압박과 더불어 경제적 봉쇄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담당하는 핵심 요충지인 '하르그(Kharg) 섬'을 점령하거나 완전히 봉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르그 섬은 이란 경제의 생명선과 같은 곳으로, 이곳이 물리적으로 차단될 경우 글로벌 원유 시장은 유례없는 공급 쇼크에 직면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강경 노선은 이란의 경제적 기반을 완전히 와해시켜 협상력을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중동발 원유 수급의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하르그 섬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안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반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끊긴 대화 채널과 '생존 모드' 이란…외교적 해결 난망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미-이란 간의 대화 채널이 사실상 전멸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언을 통해 "이란의 지도자가 모두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그들과 대화하고 싶지만, 실질적으로 대화할 상대가 남아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란 수뇌부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 가능성을 암시하는 동시에 외교적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 가능성이 매우 희박함을 시사한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미 정부 관료를 인용해 현재 이란 고위 당국자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집중 포화 속에서 국가와 수뇌부의 '생존'에만 급급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문제 등 경제적 합의안을 논의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외교적 공백 상태가 길어질수록 시장의 불안 심리는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유가의 구조적 상승기 진입"…종전 후 복구에도 상당 시간 소요 전망
금융권과 에너지 전문 기관들은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해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UBS의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 지오바니 스타우노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제한되는 한 유가는 구조적으로 우상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RBC캐피털 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역시 미 행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전쟁의 단기 종결을 언급해 왔으나, 현재 흐름은 '제한적 충돌'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장기적인 공급 차질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즉시 종료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된다 하더라도 타격을 입은 원유 생산 시설들의 정상 가동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된 이후에도 고유가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3050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경영 전략 재수립이 시급함을 시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