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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신문

이란의 하이파·카타르 공습에도 유가 하락한 이유는?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이란의 하이파·카타르 공습에도 유가 하락한 이유는?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최초 작성일 : 2026-03-20 | 수정일 : 2026-03-20 | 조회수 : 994


이란의 하이파·카타르 공습에도 유가 하락한 이유는?
뉴욕유가가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유가 안정화 의지에 힘입어 3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중 이란의 이스라엘 하이파 정유시설 및 카타르 LNG 시설 공격 소식에 배럴당 101달러를 돌파하는 등 변동성이 극심했으나, 이스라엘 측의 피해 부인과 미국의 공급 확대 시사가 시장을 진정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작전이 조기에 종료될 것임을 시사하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공급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며 사흘 만에 하락 전환했다. 장 초반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 타격 소식에 유가는 100달러 선을 위협하며 급등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수사와 미 재무부의 비축유 방출 시사가 겹치며 장 막판 하락세로 가닥을 잡았다.

WTI 3일 만의 하락세 전환… 장중 100달러 돌파하며 롤러코스터 장세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18달러(0.19%) 하락한 배럴당 96.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는 개장 초반부터 이어진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특히 이란의 이스라엘 및 카타르 시설 공격 소식은 시장의 공포 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뉴욕 시장 개장 직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성명이 발표되면서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IRGC는 이스라엘 최대 정유 시설이 위치한 하이파 지역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이파 정유시설은 지난해 6월에도 이란의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전례가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WTI 가격은 순식간에 배럴당 101.48달러까지 치솟으며 심리적 저항선인 100달러를 가뿐히 넘어섰다. 공급망 훼손 우려가 극대화되면서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결과였다.

카타르 LNG 시설 타격과 한국·중국 등 주요국 공급 차질 우려

유가 상승을 부추긴 또 다른 요인은 이란의 카타르 천연가스 시설 공습이었다. 카타르 에너지의 사드 알카비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란의 공격으로 인해 전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의 약 17%에 해당하는 설비가 손상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규모다.

특히 알카비 CEO는 한국과 중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과 체결한 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는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실질적인 에너지 수급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를 확산시켰다. 이란의 이번 공격이 단순히 이스라엘을 겨냥한 것을 넘어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고리를 타격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트럼프의 외교적 승부수와 이스라엘의 피해 부인

급등하던 유가를 진정시킨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행보와 이스라엘 정부의 신속한 해명이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에너지부 장관은 하이파 공격 발표 직후 "북부를 향한 포격이 있었으나, 이스라엘 인프라 시설에 대한 중대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이란의 공격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었고, 과도하게 상승했던 유가는 서서히 상승분을 반납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하락 모멘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양자 회담 중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추가로 이란의 에너지 생산 시설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이란 관련 군사 작전이 "꽤 빨리(pretty soon)" 마무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시장에 '중동 전쟁의 전면전 확산은 없을 것'이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매도 물량이 출현했다.

미 재무부, 전략 비축유 및 제재 완화 카드 검토… 공급 확대 시사

공급 측면에서의 하방 압력도 거세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안정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추가로 전략 비축유(SPR)를 방출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히며, 물리적인 원유 공급을 늘릴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베선트 장관은 해상에 대기 중인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해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가 억제를 위해 적성국인 이란에 대해서도 경제적 실용주의를 택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메시지로 해석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러한 미 정부의 움직임이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공급 부족 우려를 상쇄하는 강력한 방어막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WTI는 장 막판 96달러대로 내려앉으며 거래를 마감했다.

전문가 제언: "리스크는 여전… 유가 저점 회복은 시기상조"

정부의 개입으로 유가가 일시적인 진정세를 보였으나, 전문가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 로젠버그 리서치의 창업자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유가가 전쟁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빠르게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유가 기조가 고착화될 경우 전 세계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치는 데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위스쿼트 은행의 수석 애널리스트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재 중동 상황은 완화보다는 격화의 징후가 더 뚜렷하다"며 "유가의 리스크 저울은 여전히 위쪽(상승)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구두 개입이 단기적인 효과를 거둘 순 있으나, 물리적인 공급망 손상과 이란의 적대 행위가 지속되는 한 변동성은 언제든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즈니스 리더들에게는 향후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비용 구조 재편과 인플레이션 고착화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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