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종부세 대상 주택이 47% 늘어난 가운데, 강남 3구뿐만 아니라 마포·용산·성동 등 주요 지역의 보유세가 최대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견되어 시장의 압박이 커지는 형국이다.
특히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과 맞물려, 세 부담을 느낀 자산가들이 전략적 매도 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부동산 시장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눈에 띄게 상승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전국 평균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9.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3년 -18.63%라는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인 이후, 2024년 1.52%로 반등에 성공한 데 이어 2025년에는 3.65%로 상승 폭을 더욱 확대한 결과다. 이러한 공시가격의 누적적 상승은 주택 보유자들에게 실질적인 세금 부담으로 직결되며, 특히 고가 주택 및 다주택 보유자들의 자산 운용 전략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관측된다.
종부세 대상 주택 53% 급증…서울·수도권 '직격탄'
이번 공시가격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기준인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 수의 폭발적인 증가다.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전국 기준 종부세 대상 주택은 총 48만 7,362호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31만 7,998호였던 것과 비교해 1년 사이에 무려 53.25%나 급증한 수치다.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하지만, 과세 구간의 경계에 서 있던 주택들이 대거 종부세 영역으로 편입되면서 조세 저항 및 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의 집중 현상이 뚜렷하다. 서울 내 종부세 대상 주택은 41만 4,896호로 전년(28만 365호) 대비 47.98%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 강남구가 9만 9,372호로 가장 많았으며 송파구 7만 5,902호, 서초구 6만 8,773호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3개 구의 종부세 대상 주택 합계는 24만 4,047호로, 전년 대비 21.21%가 늘어났다. 비수도권 지역 역시 대상 주택이 7만 2,466호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92.55%라는 압도적인 증가율을 기록하며 세 부담 확산세가 전국 단위로 퍼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보유세 부담 40~50% 상승 전망…'문턱 효과'에 중저가 단지도 휘청
전문가들은 이번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실무적인 세금 고지서의 무게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강남 3구 등 초고가 주택 밀집 지역의 보유세는 전년 대비 40~50% 수준까지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한강 벨트' 지역 역시 30~40%의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어 실거주 및 투자 목적의 보유자들 모두에게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 큰 문제는 이른바 '문턱 효과'다. 지난해까지 재산세 감면 혜택을 받던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아파트 중 상당수가 이번 상승으로 인해 9억원을 돌파하며 감면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서대문구, 영등포구, 마포구 상암동, 동작구 상도동 등에 위치한 중고가 단지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 위원은 "이들 지역은 재산세 감면 혜택이 사라지는 동시에 공시가격 자체가 상승하면서 체감하는 세금 상승률이 30% 내외에 달할 것"이라며, 고가 주택뿐만 아니라 중상위 가격대 주택 보유자들까지 세금 압박의 사정권에 들어왔음을 강조했다.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다주택자의 '전략적 판단' 시점
시장의 눈길은 이제 오는 5월 9일로 향하고 있다. 이날은 현재 시행 중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시점이다. 만약 유예 기간이 연장되지 않고 중과세가 부활하게 되면,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최대 82.5%라는 기록적인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늘어난 보유세를 감당하며 버틸 것인지, 아니면 중과세 부활 전 매물을 처분할 것인지에 대한 다주택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이유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보유자 입장에서는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한 세 부담 증가를 다시 한번 강하게 체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책 환경과 금융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일부 보유자들은 세 부담 관리와 자산 유지 사이에서 전략적 판단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즉, 단순한 보유를 넘어선 자산 리밸런싱의 시기가 도래했다는 의미다.
국토부 "고가주택 밀집지 중심 매물 증가 가능성 주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역시 이번 공시가격 발표가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우진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공시지가가 9억원을 넘지 않는 지역은 재산세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나, 9억원을 초과하는 지역은 세율이 누진 적용되어 세금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고가 주택이 밀집된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많이 나온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번 발표로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느끼는 실제 체감도가 시장 매물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임을 시인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대규모 투매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번 공시가격은 인상 기조라기보다는 시세가 회복된 수준이 반영된 것"이라면서도 "전체적인 주택가격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일부 지역의 보유세 부담 체감도는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공시가격 발표만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지지는 않겠지만,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라는 정책적 변수와 맞물리면서 일부 전략적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2025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늘어난 종부세 부담을 회피하려는 매물과, 양도세 중과라는 퇴로를 고민하는 다주택자들의 움직임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3050 비즈니스맨들에게는 자신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세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보유와 매각의 실익을 따져봐야 할 엄중한 시점이 찾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