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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정책

레오 14세 선출…가톨릭 사상 첫 미국인 교황의 의미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레오 14세 선출…가톨릭 사상 첫 미국인 교황의 의미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최초 작성일 : 2025-05-09 | 수정일 : 2025-05-09 | 조회수 : 25

 

미국 출신 첫 교황 ‘레오 14세’ 탄생…중도 개혁 노선의 글로벌 리더십 주목

가톨릭 2천 년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출신 교황이 선출되며, 전 세계 가톨릭 교회가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새로운 교황은 일리노이주 시카고 출신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으로, 즉위명은 ‘레오 14세’다.
이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두 번째 신대륙 출신 교황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교황 선출은 2025년 5월 8일(현지시각), 바티칸에서 열린 콘클라베에서 결정됐다.
총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은 이틀간의 심의와 네 차례의 투표 끝에 프레보스트 추기경을 교황으로 선출했으며, 이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21일 선종한 지 불과 17일 만에 이루어진 결정이다.

레오 14세라는 교황명은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하는 ‘레오’에서 비롯되며, 이는 교황이 지닌 강인함, 용기, 그리고 지도력의 상징으로 해석된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이번 교황명이 19세기 말 사회 정의와 노동권을 강조한 레오 13세의 유산을 계승하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교황명 선정에서도 신임 교황의 철학과 방향성이 묻어난다.

로버트 프레보스트는 프랑스·이탈리아계 아버지와 스페인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77년 빌라노바 대학교에서 수학 학사 학위를, 1982년 시카고 가톨릭 신학교에서 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같은 해 사제로 서품됐다.
이후 로마 교황청 토마스 아퀴나스 대학교에서 교회법을 전공하며 학문적 기반을 다졌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으로 오랜 기간 라틴아메리카에서 사목 활동을 이어왔으며, 특히 1988년부터 1998년까지 페루 트루히요에서, 2015년부터는 페루 북부 빈민 지역인 치클라요에서 교구장으로 봉사했다.

레오 14세는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회 내 약자 보호, 포용성 확대, 그리고 지역 간 형평성을 강조해 왔다.
그는 2015년 페루 시민권을 취득하며 현지 공동체와의 유대감을 더욱 강화했다.
이 같은 경력은 미국인이면서도 비서구적 사목 활동을 전개한 이력으로, 기존 미국 출신 교황 선출에 대한 경계감을 누그러뜨린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그를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 교황”이라 평가했다.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를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주교부는 전 세계 주교 선발을 총괄하는 핵심 조직으로, 그는 이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을 이어받아 여성 3명을 처음으로 주교 후보 투표단에 포함시키는 혁신적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교회 내 성평등 확대의 상징적 조치로 평가되며, 이후 교황으로서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레오 14세는 교회 내에서 중도파로 평가된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의지를 이어가되, 보수와 진보 간 균형을 고려한 점진적 개혁을 선호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특히 성직자 성추문, 기후 변화, 이민 문제 등 교회가 당면한 핵심 이슈에 대해 실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로 접근하고 있으며, 이러한 리더십은 교회 통합을 위한 조정자 역할을 가능케 한다.

그는 영어를 비롯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정도로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다.
교황 선출 직후 그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 등장해 이탈리아어로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함께하길(La pace sia con tutti voi)”이라고 인사하며 첫 메시지를 전달했다.

공식 즉위식은 수일 내로 열릴 예정이며, 이에 따라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은 새로운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인 최초의 교황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교황 레오 14세를 곧 만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국 내 보수층에서도 레오 14세의 상징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레오 14세의 등장은 가톨릭 교회에 있어 상징성과 실질적 변화를 동시에 예고한다.
첫 미국 출신 교황의 등장과 함께, 교회가 추구하는 보편성과 다양성, 그리고 개혁적 리더십이 어떤 방식으로 실현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용어해설

콘클라베: 교황 선출을 위한 비공개 추기경 회의.

주교부: 전 세계 주교 임명·감독을 담당하는 교황청 조직.

레오 13세: 노동권·사회 정의 강조한 19세기 말의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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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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