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6-04-30 | 수정일 : 2026-04-30 | 조회수 : 998 |

우량 등급으로 분류되던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디폴트 사태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적격등급 마지노선인 BBB급 회사채 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관 투자 수요가 탄탄한 가운데, 리테일 투심 악화 역시 리츠 업권에 국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줄곧 우량 등급으로 분류되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맞았지만, 투자적격등급 마지노선인 BBB급 회사채 시장은 흔들림 없는 모습입니다. 하이일드 펀드 등 기관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게 받쳐주는 데다, 우려했던 리테일 투심 악화 역시 비우량 채권 전반이 아닌 리츠 업권에 국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BBB+'인 케이카캐피탈은 전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모두 채웠습니다. 1.5년물 150억원 모집에 150억원의 자금이 참여했으며, 금리는 희망밴드 상단인 4.70%로 결정되었습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 직후임에도 하이일드 펀드 등의 수요가 꾸준히 뒷받침되며 무난하게 자금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급격한 신용등급 강등과 디폴트를 두고 하위 등급 채권의 투자 심리 위축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투자적격등급에 해당하는 'A-' 등급을 유지해오다 벨기에 자산의 보유 가치가 하락하면서 지난달 'BBB+'로 떨어졌고, 전단채 만기일인 지난 27일에는 투기등급인 'BB+'까지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결국 만기가 도래한 400억원 규모의 전단채를 상환하지 못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자, 이튿날인 28일에는 채무불이행을 의미하는 'D' 등급으로 추락했습니다. 아무리 흑자를 내고 높은 등급을 유지하더라도 편입 자산의 리스크가 불거지면 한순간에 디폴트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태로 부각된 셈입니다.
“우량 등급이던 리츠가 투기등급으로 떨어지고 디폴트까지 맞았지만, 리츠가 투자한 현지 자산과 관련된 개별 이벤트인 만큼 시장 전체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기는 무리”라며 “실적이 탄탄한 BBB급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 속에서 큰 영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평가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시장 전체의 문제가 아닌 '캐시 트랩(Cash Trap·현금흐름 통제)'에 따른 개별 흑자 도산 성격이 강하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순이익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지난해 162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연말 기준 현금성 자산도 1천억원에 육박했습니다. 그러나 편입 자산인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하락하면서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약정 기준인 52.5%를 넘어 61%까지 치솟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약정 위반으로 임대료 수익이 모두 대주단 계좌로 묶이는 캐시 트랩이 작동하면서 유동성이 고갈됐고, 만기가 임박한 전단채 차환에 실패하며 '흑자 도산'에 빠진 것입니다.
다만 공모채 시장을 찾는 리츠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는 한층 엄격해질 전망입니다. 낮은 비용으로 조달한 자금을 더 높은 수익률로 운용해야 하는 사업 구조상,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 환경이 팍팍해진 데다 개별 기초자산의 리스크까지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채권을 발행하는 리츠 종목들은 매서운 눈초리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은 BBB급이라는 등급 자체를 기피하기보다 개별 산업군과 종목별 건전성을 더욱 철저하게 따질 것”이라고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다봤습니다.

(latte1971@gmail.com)
문화경제일보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