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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신문

전쟁의 화염에 휩싸인 홍해·호르무즈… 국제 유가 20개월 만에 최고치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전쟁의 화염에 휩싸인 홍해·호르무즈… 국제 유가 20개월 만에 최고치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최초 작성일 : 2026-03-31 | 수정일 : 2026-03-31 | 조회수 : 995


전쟁의 화염에 휩싸인 홍해·호르무즈… 국제 유가 20개월 만에 최고치
국제 유가가 중동 전운 고조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맞물리며 3거래일 연속 급등,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이란 측에 가담하며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등 글로벌 물류 동맥의 봉쇄 우려가 현실화된 가운데, 백악관은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장기전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봉쇄 장기화 시 유가가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 향후 공급망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경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 에너지 시장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으며 요동치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 정파 후티 반군의 본격적인 전쟁 참전 소식과 미국의 대이란 강경 대응 방침이 전해지며 국제 유가는 심리적·경제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공급망 붕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자극하고 있어, 비즈니스 업계의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되는 양상이다.

WTI 배럴당 102.88달러 마감… 20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3.24달러(3.25%) 급등한 배럴당 102.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7월 중순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유가는 장중 한때 103.86달러까지 치솟으며 강력한 상방 압력을 노출했다.

이번 상승세는 3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중동 지역의 물리적 충돌이 에너지 생산 및 운송 시설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공포를 키웠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수급 불균형을 넘어선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유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투기적 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후티 반군 참전과 '물류 동맥' 봉쇄 위기

유가 급등의 일차적인 도화선은 예멘 후티 반군의 공식 참전 선언이었다. 후티는 지난 주말 이란을 지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으며, 이는 즉각적인 홍해 항로 봉쇄 우려로 이어졌다. 홍해는 수에즈 운하로 연결되는 세계 물류의 핵심 통로로, 이미 2023년 가자 전쟁 당시 후티의 상선 공격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한 차례 마비된 바 있다.

문제는 이번 참전이 단순히 홍해에 국한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으로, 이곳이 봉쇄될 경우 대체 항로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에너지 시장은 후티가 이란의 대리전 수행을 넘어 독자적인 타격 역량을 과시함에 따라, 중동 전체가 전면적인 화염에 휩싸일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초강공' 위협과 이란의 보복 공격

정치적 불확실성 역시 기름을 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군사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주요 발전소와 유전뿐만 아니라 에너지 수출의 거점인 하르그 섬, 그리고 민간 생존 시설인 담수화 시설까지 공격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는 이란 경제의 근간을 파괴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되며, 시장에는 극도의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란과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 역시 즉각적인 물리적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핵심 정유 시설이 밀집한 하이파 지역을 동시에 타격했다.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한 쌍방의 공격은 공급망 차질이 가시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이파는 이스라엘 내수뿐만 아니라 동지중해 에너지 흐름의 주요 거점이기에, 이곳의 피해는 지역 내 에너지 안보 체계를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백악관의 대화 신호와 전문가들의 암울한 전망

유가가 장중 최고치에서 소폭 하락하며 102달러대에 마감한 것은 백악관의 유화적인 발표 덕분이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일부 허위 보도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협상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지속되고 있다"고 밝히며 시장 진정에 나섰다. 특히 미국 정부는 당초 계획된 4~6주간의 작전 기간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이번 사태가 장기적인 소모전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했다.

하지만 시장의 시각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JP모건체이스의 브루스 캐스먼 글로벌 경제 책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단 한 달만 봉쇄되어도 국제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즈호의 로버트 요거 에너지 선물 디렉터 또한 후티가 홍해 남쪽 입구를 차단할 경우 유가에 최소 5~10달러의 추가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교적 해법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충돌이 지속되는 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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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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