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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격 유예에 유가 11% 폭락…국채금리 하락 주도했다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이란 공격 유예에 유가 11% 폭락…국채금리 하락 주도했다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최초 작성일 : 2026-03-24 | 수정일 : 2026-03-24 | 조회수 : 991


이란 공격 유예에 유가 11% 폭락…국채금리 하락 주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최후통첩을 5일간 전격 유예하면서 뉴욕 채권시장의 국채금리가 일제히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특히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보다 더 크게 하락하는 '불 스티프닝' 현상이 나타났으며, 시장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은 10%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이란 측이 미국의 협상 제안을 공식 부인하며 긴장감이 여전한 가운데, 유가 급락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어내며 채권 랠리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뉴욕 채권시장이 트럼프발 지정학적 훈풍에 요동쳤다. 중동발 전운이 감돌며 치솟던 국채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공격 유예' 발표와 함께 수직 낙하했다. 이는 단순히 군사적 긴장 완화를 넘어, 고물가의 주범으로 지목되던 국제유가를 끌어내리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특히 정책 금리에 민감한 단기물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수익률 곡선은 한층 가팔라지는 '불 스티프닝(Bull Steepening)' 양상을 보였다.

트럼프의 '5일 유예' 승부수, 채권시장 공포를 잠재우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의 하락세는 드라마틱했다. 발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생산적인 대화가 진행 중임을 시사하며, 당초 예고했던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5일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1일 제시했던 데드라인을 불과 12시간 남겨둔 시점에서 나온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뉴욕 오전 장 초반 4.0% 선을 상회하던 2년물 국채금리는 발표 직후 20bp 이상 급락하며 3.8%대까지 밀려났다. 10년물 금리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빠르게 제거되며 4.3%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란이 합의를 원하고 있으며, 우리 역시 합의를 원한다"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록 이란 측이 공식적으로 대화 사실을 부인하며 시장의 낙폭이 일부 축소되기도 했으나, 공격 유예라는 실질적 조치가 가져온 안도감은 채권 매수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수익률 곡선 가팔라진 '불 스티프닝'…금리 인상 기대 '후퇴'

이날 시장의 기술적 특징은 '불 스티프닝'으로 요약된다. 불 스티프닝은 금리 하락(채권가격 상승) 국면에서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보다 더 크게 하락해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가 가팔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이는 통화 긴축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될 때 나타난다.

실제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중 화면에 따르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6.30bp 하락한 3.8310%를 기록했다. 장중 고점인 4.0220%와 비교하면 하루 사이에만 20bp가 넘는 변동성을 보인 셈이다. 10년물 금리는 5.60bp 내린 4.3350%를, 30년물은 5.00bp 하락한 4.9110%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격차는 전 거래일 49.70bp에서 50.40bp로 확대되며 곡선의 기울기를 세웠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12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70.9%까지 끌어올렸다. 전날 20% 후반대를 기록했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13%로 반토막 났다. 오히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16.1%로 집계되며 인상 기대를 다시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중동 리스크 완화가 연준의 '추가 긴축' 명분을 약화시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가 11% 폭락이 가져온 디스인플레이션 안도감

채권 랠리의 또 다른 핵심 동력은 에너지 가격의 급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브렌트유 5월물은 하루 만에 11% 폭락하며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8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세 자릿수 가격이 깨진 것이다. 이란의 발전소와 에너지 시설이 공격 대상에서 일시 제외되었다는 소식은 공급 차질 우려를 단번에 해소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에너지 가격 안정은 소비자물가지수(CPI)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며, 이는 국채 보유에 따른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감시킨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이란의 실제 행동과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재개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현재의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확신을 가지고 거래하기는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이란의 부인과 시장의 불확실성… "포지션 재정리 과정"

다만 낙관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미국과 직접적 또는 간접적 소통이 없었다"는 소식통의 발언을 보도하며 트럼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란 외무부 역시 협상 테이블에 앉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엇갈린 메시지는 오후 장에서 국채금리의 낙폭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요소가 되었다.

재니몽고메리스콧의 가이 르바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이번 랠리를 지정학적 이슈뿐만 아니라 수급 측면에서도 해석했다. 그는 "지난주 과도하게 쏠렸던 포지션들이 정리되는 과정"이라며 "추가적인 악재가 부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재조정하며 국채가격을 밀어 올린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즉, '공포'에 기반해 채권을 매도했던 세력들이 트럼프의 유예 발표를 기점으로 차익 실현 및 환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향후 전망: 국채 입찰과 고용 지표에 시선 집중

뉴욕 채권시장은 이제 트럼프의 '5일'이라는 시한부 평화가 종료되는 시점과 이번 주 예정된 국채 입찰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2년물 690억 달러 규모를 시작으로 3일간 대규모 쿠폰채 입찰을 실시한다. 금리가 급락한 상황에서 입찰 수요가 얼마나 탄탄하게 받쳐줄지가 관건이다.

30~50대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이번 사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을 얼마나 빠르게 뒤흔들 수 있는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의 전개 방향에 따라 금리 변동성이 상존하는 만큼, 공격적인 포지션 구축보다는 분할 매수 전략과 함께 실시간 뉴스 헤드라인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 기대가 꺾인 만큼, 달러화 가치와 금리 간의 상관관계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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