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뉴욕 외환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도입한 대체 관세에 대한 시장 반응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투기 세력은 과거 최대 규모로 엔화 쇼트 포지션을 되감고 호주달러 롱 포지션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 발표와 더불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 영국 하원 보궐선거 결과 등이 환율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이번 주(23~27일) 뉴욕 외환시장은 미국 대법원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즉시 도입을 천명한 대체 관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주시하며 한 주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5%의 '글로벌 관세'는 150일의 시한이 정해져 있으며, 의회 승인이 없다면 연장되지 않는 임시방편 성격이 강합니다. 이에 따라 향후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등 구체적인 후속 대책 도입 여부가 주목됩니다. 영구적인 세수 확보 방안 마련이 지연될 경우, 이는 곧 재정 악화 우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주 외환시장 동향: 달러 반등과 투기 세력의 베팅 변화
지난주 막판 미국 대법원의 관세 판결 이후 달러화는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였으나, 시장 일각에서는 달러에 대한 '숏(매도)' 베팅이 다소 과도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마감된 주간 레버리지펀드의 엔화 순포지션은 -2만9천51계약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5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수치로, 헤지펀드와 추세 추종 전략을 구사하는 CTA(commodity trading advisors) 등이 포함되는 레버리지펀드가 대표적인 투기 세력으로 간주됨을 보여줍니다.
달러화 가치는 한 주 만에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금리 인상 시나리오가 논의되었음이 공개되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주 대비 0.92% 상승한 97.754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달러인덱스는 대법원의 관세 판결이 있었던 마지막 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주요 통화별 달러 대비 움직임
달러-엔 환율은 전주 대비 1.51% 상승한 155.067엔을 기록하며 달러 대비 엔화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일본 중의원 선거 이후 나타났던 급락분을 일정 부분 되돌리는 흐름입니다. 153엔 부근에서 지지를 받은 뒤 반등한 달러-엔은 100일 이동평균선을 소폭 상향 돌파했습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다시 약세를 보였습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주 대비 0.74% 하락한 1.1786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조기 퇴임설이 불거진 것이 유로 약세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엔화의 상대적 약세 속에서 유로-엔 환율은 182.77엔으로 전주 대비 0.76% 상승했습니다. 직전 주간 종가는 지난해 12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22% 하락한 1.34894달러를 나타냈습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0.04% 하락한 6.8986위안으로, 주간 종가가 6.90위안을 밑돈 것은 2023년 4월 이후 처음입니다.
이번 주 외환시장 전망: 호주달러 롱 포지션 급증과 주목할 변수들
투기 세력의 베팅이 특정 통화로 쏠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호주달러에 대한 '롱(매수)' 포지션입니다. CFTC에 따르면, 지난 17일 마감 주간 레버리지펀드의 호주달러 순포지션은 +6만8천641계약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최근 4주간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로, 201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엔화 순포지션: -2만9천51계약 (2017년 7월 이후 최저치)
- 호주달러 순포지션: +6만8천641계약 (2017년 10월 이후 최고치, 최근 4주간 3배 급증)
호주중앙은행(RBA)의 이달 금리 인상 전환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이러한 호주달러 롱 베팅에 불을 붙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따라 25일 발표될 호주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결과에 호주달러가 어떻게 반응할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미국 경제 지표 및 정치 이벤트
이번 주 미국의 경제 지표 발표 일정은 상대적으로 한가한 편입니다. 가장 중요한 지표로는 27일 발표되는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꼽힙니다. 특히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산출에 포함되는 포트폴리오 운용수수료, 항공료, 헬스케어 비용 등의 변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23일 발표되는 12월 공장수주, 24일 발표되는 12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와 2월 소비자신뢰지수(CB), 27일 발표되는 2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24일 저녁 9시(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의회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에 나섭니다. 대체 관세 이슈 외에도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올지 여부도 면밀히 주시해야 합니다.
연준 인사 발언과 영국 보궐선거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번 주 이틀 연속으로 대중 앞에 나섭니다. 23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주최 콘퍼런스에서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하며, 다음 날에는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주최 기술 관련 콘퍼런스에서 발언할 예정입니다. 월러 이사는 1월 FOMC에서 노동 시장 약화를 이유로 25bp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진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1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기 때문에, 월러 이사가 기존 입장을 고수할지 여부가 관심사입니다.
영국에서도 26일 고턴·덴튼 지역구 하원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전통적으로 노동당 우세 지역이었던 이곳에서 노동당이 패배할 경우, 키어 스타머 총리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위기에 직면할 수 있어 외환시장에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본 물가 지표 발표
27일에는 일본 도쿄 지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됩니다. 최근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국 물가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도쿄 CPI 역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 예상치는 2월 근원 CPI(신선식품 제외)가 전년 대비 1.7% 상승하여, 전달 대비 상승률이 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2023년 10월(+1.8%) 이후 처음으로 2%를 하회하는 수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