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對中) 유화적 메시지와 오픈AI-브로드컴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협력이 뉴욕 증시 3대 지수의 동반 급반등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AI 산업 낙관론에 힘입어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으며, 양자 컴퓨팅 관련주도 JP모건의 대규모 투자 소식에 급등했습니다.
뉴욕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對中) 관계에 대한 유화적인 발언과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기대감에 힘입어 일제히 급반등했습니다. 1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요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하며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캐치 더 윈드'… 증시 훈풍의 시작
최근 중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긴장감이 고조되었던 뉴욕 증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온건파'적 메시지가 불어닥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났습니다. 대규모 관세 부과 위협을 이어가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며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을 완화시키는 신호로 해석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주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양국 간의 관계 개선 조짐을 전했습니다. 또한, 중국 상무부 역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통제'이지 '금지'는 아니라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외교적 행보와 발언은 국제 무역 환경의 안정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며 증시 상승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AI와 거대 계약의 시너지: 기술주 '사자' 열풍
특히 이번 증시 반등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기술 업종의 회복세였습니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6% 이상 하락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4.93% 급등하며 회복세를 이끌었습니다. 이는 오픈AI와 브로드컴이 10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따른 것입니다.
통상 1GW 규모의 AI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칩 구매에만 약 350억 달러가 소요됩니다. 10GW 규모는 이를 훨씬 상회하는 3천 5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오픈AI가 이러한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수하며 투자를 감행하자, AI 산업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며 기술주 전반에 대한 매수세를 자극했습니다.
이러한 AI 산업의 성장 기대감은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브로드컴의 주가는 9.88% 급등했으며,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반도체 장비 업종의 수혜가 예상되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도 4.54% 상승했습니다. 또한, AI 데이터센터용 연료 전지 설치를 위해 브룩필드 자산운용과 50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한 블룸 에너지는 26.52% 폭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양자 컴퓨팅株 '초강세', JP모건의 100억 달러 투자 파장
기술주 강세의 또 다른 축은 양자 컴퓨팅 관련 주식들이었습니다. JP모건체이스가 양자 컴퓨팅을 포함한 차세대 기술에 최대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 리게티 컴퓨팅: 25.02% 상승
- 디웨이브 퀀텀: 23.02% 상승
- 아이온큐: 16.19% 상승
- 아킷 퀀텀: 20.09% 상승
JP모건의 대규모 투자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양자 컴퓨팅 분야의 잠재력에 대한 금융 시장의 높은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러한 투자 확대는 관련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을 낳으며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세를 이끌었습니다.
광범위한 업종 강세 속, 경기 방어주 '숨 고르기'
이번 증시 반등은 기술주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업종에서 나타났습니다. 산업(1.04%), 금융(0.94%), 에너지(1.42%), 소재(1.57%), 통신·서비스(1.79%), 임의 소비재(2.29%) 등 대부분의 섹터가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 전반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반영했습니다.
반면, 경기 침체 시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보이는 필수 소비재(-0.36%)와 헬스케어(-0.09%) 섹터는 소폭 하락하거나 약보합세를 기록하며 다른 업종에 비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회복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경기 방어주에서 벗어나 성장주로 자금을 이동시킨 결과로 해석됩니다.
금리 인하 기대감 지속, 변동성 지수 하락
이날 시장에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지속되었습니다. 애나 폴슨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노동 시장의 악화를 우려하며 연내 두 차례의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이러한 기대감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 연방기금금리 50bp 인하 확률: 94.0% (직전 거래일 91.7%)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12월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은 94.0%로 집계되어 직전 거래일보다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예상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편, 시장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2.63포인트(12.14%) 내린 19.03을 기록하며 투자 심리 개선과 함께 변동성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적인 안도감이 시장에 반영된 만큼, 향후 양국 간의 추가적인 협상 결과 및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분명한 기회 요인이지만, 과열된 투자 심리와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경계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