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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신문

정어린의 시 "틈"

박성민 기자 (12kerren@gmail.com)


정어린의 시 "틈"

박성민 기자 (12kerren@gmail.com)




최초 작성일 : 2025-08-13 | 수정일 : 2025-08-13 | 조회수 : 28

<틈>

정어린

누워있는 이에게

문틈은 세상의 전부다.

눈감은 이에게 

눈뜸은 우주를 소유하는 일이다.

나는 틈이 있는 사람이 

좋다.

그의 곁에서 

눈 뜨고

그의 틈에서 

숨 쉬고 

싶다.

 

강남 제자 시인이 들려주는 시에 대한 설명 

(두리모아대표이사 강규남)

 

정어린 시인의 「틈」은 ‘틈’이라는 물리적·정신적 공간을 시적 은유로 풀어낸 짧고도 농밀한 작품입니다.
첫 연에서 “누워있는 이에게 문틈은 세상의 전부다.”라는 구절은 제한된 시야와 경험 속에서도, 그 작은 틈이 전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외부와 단절된 상태의 시야, 혹은 고립과 휴식의 순간을 상징합니다.

다음 연 “눈감은 이에게 눈뜸은 우주를 소유하는 일이다.”에서는 반대로, 내면을 닫은 이가 눈을 뜨는 행위가 곧 세상을, 아니 우주 전체를 품는 거대한 개방의 경험임을 표현합니다. 눈뜸은 단순한 신체적 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인식과 관계, 삶을 받아들이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이후 “나는 틈이 있는 사람이 좋다.”라는 구절에서 시인은 결론적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사람의 모습을 밝힙니다. ‘틈이 있는 사람’은 완벽하게 닫혀 있지 않은 사람, 마음과 삶의 여백을 남겨둔 사람입니다. 그 틈을 통해 타인이 숨 쉬고,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연에서는 “그의 곁에서 눈 뜨고 그의 틈에서 숨 쉬고 싶다.”라는 고백으로 시인의 의도가 분명해집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함께하는 것을 넘어, 상대방의 내면과 여백 속에 들어가 삶을 함께하고자 하는 친밀한 바람입니다. 전반적으로 이 시는 ‘틈’을 부정적 결핍이 아닌, 관계와 숨결이 스며드는 생의 통로로 긍정하는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Tags  #철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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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기자

(12kerr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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