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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매물 유도 위해 토허제 '4개월 입주' 족쇄 푼다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다주택자 매물 유도 위해 토허제 '4개월 입주' 족쇄 푼다

천경선 기자 (latte1971@gmail.com)




최초 작성일 : 2026-04-01 | 수정일 : 2026-04-01 | 조회수 : 992


다주택자 매물 유도 위해 토허제 '4개월 입주' 족쇄 푼다
정부가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확대 시행 5개월 만에 실거주 의무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시장 왜곡 해소에 나섰다.
기존 4개월 내 입주 의무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막는 ‘거래 절벽’의 원인으로 지목됨에 따라, 무주택 매수자에 한해 임대차 종료 시까지 실거주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핵심으로, 이달 중 관련 시행령 개정을 거쳐 즉시 시행될 예정이어서 시장의 매물 공급 확대가 기대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를 옥죄던 가장 강력한 족쇄 중 하나인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가 마침내 풀린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이번 대책은 규제의 역설로 인해 시장에 잠겨 있던 매물을 유도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서울 전역으로 토지거래허가제를 확대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정책의 핵심 기밀이었던 실거주 요건에 손을 댔다. 이는 실거주 의무가 본래 취지인 투기 억제를 넘어, 다주택자의 매도 기회 자체를 박탈함으로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수용한 결과다.

‘거래 잠금’ 부작용 인정… 실거주 유예로 매물 출회 유도

그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수하려는 수요자는 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4개월 이내에 반드시 해당 주택에 입주해 실거주해야 했다. 이 규정은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으나,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의 경우에는 치명적인 거래 장애물로 작용했다. 매수자가 4개월 내에 입주하려면 기존 세입자의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이 매수 시점과 정확히 맞물려야 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임대차 계약 종료 4개월 전이 아니면 거래가 불가능한 구조였다.

정부는 이러한 ‘잠금 장치’가 다주택자들의 자발적인 매물 출회를 방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행 규정 하에서는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경우 즉각적인 매물 출회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정책 수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완화 조치를 통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이라 하더라도 무주택자가 매수할 경우, 임대차 계약이 끝날 때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받게 된다. 이는 사실상 토허구역 내에서도 ‘갭투자’가 아닌 ‘실수요자의 선취매’를 허용함으로써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구체적 수혜 대상과 조건… "무주택자가 다주택자 주택 살 때"

이번 대책의 핵심 수혜 대상은 무주택자다. 구체적인 요건을 살펴보면, 무주택자가 다주택자 소유의 임차 중인 주택을 매수할 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매수자는 올해 12월 31일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고 접수를 완료해야 한다. 또한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소유권 이전 등기 등 취득 절차를 마쳐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해당 주택의 실거주 의무는 현재 거주 중인 세입자의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 공식적으로 유예된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시장의 실제 거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다. 예를 들어 임대차 계약 종료일이 올해 10월인 주택의 경우, 기존 규정대로라면 4개월 전인 6월부터만 거래가 가능했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임대차 종료일이 내년 12월인 경우였다. 이 경우 매도자는 2027년 8월까지는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임대차 종료 시점과 관계없이 올해 안에 허가 신청만 한다면 즉시 매물로 내놓고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게 된다.

10·15 대책 이후 5개월 만의 선회… 시장 안정화 총력

이번 조치는 지난해 10월 15일 발표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10·15 대책)’의 후속 성격이 강하다. 당시 정부는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전격 지정하며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규제 강화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고 갈아타기 수요조차 막히는 등 시장 왜곡 현상이 심화되자, 불과 5개월 만에 핵심 규제를 보완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보완 조치가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가계부채 관리와 시장 공급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포석이라고 강조한다. 다주택자의 매물을 무주택자가 흡수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다주택 비중은 낮추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는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토허제라는 큰 틀은 유지하되 운영의 묘를 살려 시장의 경색된 혈관을 뚫어주겠다는 계산이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실거주 의무 때문에 매도를 포기했던 다주택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주요 지역의 매물 부족 현상이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중 시행령 개정 완료… 연말까지 한시적 적용 유의해야

정부는 이번 조치의 신속한 확산을 위해 법적 절차를 서두를 계획이다.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 작업을 거쳐 이달 중으로 즉시 시행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이번 유예 조치가 올해 12월 31일까지 신청된 건에 한해 한시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에 단기적으로 집중적인 매물 유도를 이끌어내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비즈니스맨들에게 이번 정책 변화는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토허구역 내 우량 매물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며,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규제에 묶여 처분하지 못했던 자산을 정리할 수 있는 '탈출구'가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면서도, 유예 기간 이후 실제 입주 여부에 대한 사후 점검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계약 시 임대차 종료 시점과 입주 계획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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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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