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투자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의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했습니다. 17년 전 찰리 멍거의 추천으로 시작된 이 투자는 약 3,89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버크셔에게 큰 성공을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더 만족스러운 투자처 물색 등을 이유로 매각이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 투자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2008년부터 투자해 온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17년 만에 이루어진 투자 청산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전략 변화와 함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및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시각 변화를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버크셔, BYD 지분 전량 매각 결정
CNBC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BHE)가 제출한 1분기 재무 보고서에서 BYD에 대한 투자 가치가 3월 31일부로 '0'으로 기재되었습니다. 이후 버크셔 대변인은 이러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며, BYD 지분의 완전한 매각이 이루어졌음을 밝혔습니다. BHE 보고서상의 투자 가치 0원 표기는 5% 이하의 소수점 단위 지분을 보유한 이후에도 매각이 지속되었음을 시사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2008년, 총 2억 3천만 달러를 투자하여 BYD 주식 2억 2,500만 주를 매수했습니다. 이 투자는 이후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특히 2022년 8월 매도를 시작할 당시, 해당 지분의 가치는 단 2분기 만에 41% 급등하여 9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2024년 6월까지 버크셔는 보유 지분의 약 76%를 매각했으며, 이로써 BYD 발행 주식 총수 대비 보유 비중을 5% 미만으로 낮추었습니다. 홍콩거래소 규정상 5% 이하 지분 보유 시 매각 내역 공시 의무가 사라지기 때문에, 당시 기준으로 약 5,400만 주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이번 보고서로 전량 매각이 확인되었습니다.
찰리 멍거의 '신의 한 수', 17년 만의 마무리
버크셔 해서웨이의 BYD 투자는 17년 전, 고(故) 찰리 멍거 부회장의 강력한 권유로 성사되었습니다. 멍거는 2009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워런과 내가 미쳤다고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BYD와 왕촨푸 CEO를 '기적'이라고 본다"며 투자를 역설한 바 있습니다. 그의 안목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BYD 주식을 보유하는 동안, 해당 주가는 무려 약 3,890% 상승하는 경이로운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매각 배경, 지정학적 리스크와 투자 효율성
워런 버핏은 BYD 지분 매각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직접적인 설명을 피했지만, 2023년 CNBC 인터뷰에서 "BYD는 비범한 사람이 이끄는 비범한 회사"라고 칭찬하면서도, "그 돈으로 더 만족스러운 투자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뉘앙스를 남긴 바 있습니다. 이는 투자 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포트폴리오 재조정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번 BYD 지분 매각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지분 약 40억 달러어치를 매입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대부분을 매도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당시 버핏은 중국의 대만 영유권 주장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재평가하며 "세상은 위험하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발언들은 중국 관련 투자에 대한 신중론과 함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투자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BYD 지분 전량 매각은 글로벌 투자 시장에 여러 시사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중국 전기차 산업의 성장세와 별개로,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한 투자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버크셔 해서웨이가 향후 어떤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여 '더 만족스러운 투자'를 이끌어낼지가 주목됩니다. 투자자들은 BYD를 포함한 중국 기업 투자 시, 지정학적 변수와 함께 각 기업의 펀더멘털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철학 변화
버크셔 해서웨이는 오랜 기간 가치 투자의 대명사로 불리며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보여준 BYD, TSMC 등 해외 기술 기업 투자 및 매각 행보는 과거의 투자 방식과는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이는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투자 포트폴리오의 유연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2008년 BYD 투자 개시: 2억 3천만 달러
- 2022년 8월 BYD 매도 시작 시점, 지분 가치: 약 90억 달러
- 2024년 6월까지 BYD 지분 매각률: 약 76%
- TSMC 투자 규모 (단기 보유): 약 40억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