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0일, 코스피가 장중 및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한국 증시의 새 역사를 썼습니다.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기대감, 미국발 금리 인하 전망, AI 기반 반도체주 랠리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1980년 100으로 시작한 코스피는 45년 만에 33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속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0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및 종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한국 증시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1980년 100포인트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45년 만에 33배가 넘는 성장을 기록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습니다. 이날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세는 정부의 강력한 증시 부양 의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 그리고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질주하는 반도체주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됩니다.
코스피, 45년 만에 33배 성장…사상 최고치 경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48포인트(1.67%) 급등한 3,314.53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는 2021년 7월 6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3,305.21)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장중에는 한때 3,317.77까지 치솟으며 2021년 6월 25일 세웠던 장중 최고 기록(3,316.08)마저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러한 코스피의 역사적 고점 돌파는 한국 자본시장의 견고한 성장세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결과입니다.
1980년 1월 4일, 100을 기준으로 처음 산출된 코스피 지수는 4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상승하여 현재의 3,300선을 돌파하는 위엄을 과시했습니다. 이는 한국 경제의 성장과 함께 자본 시장이 발전해왔음을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정책 모멘텀의 부활: 금융·증권주 '질주'
이날 코스피 상승의 가장 강력한 동력은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감이었습니다. 특히 오는 11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 심리를 크게 고조시켰습니다.
앞서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강화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지난 두 달간 국내 증시는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박스권에 갇히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여론 악화 등을 의식한 정부의 입장 선회 가능성이 제기되자, 그동안 위축되었던 시장의 기대감이 되살아나며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이끌었습니다.
증시 활성화 최대 수혜 업종 '급등'
이러한 정책 기대감은 증시 활성화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 및 증권 업종의 폭발적인 상승세로 이어졌습니다. KB금융(+7.01%), 하나금융지주(+4.56%), 신한지주(+3.37%)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으며, 키움증권(+7.79%), 한국금융지주(+6.15%) 등 증권주 역시 두드러진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 KB금융: 7.01% 상승
- 하나금융지주: 4.56% 상승
- 신한지주: 3.37% 상승
- 키움증권: 7.79% 상승
- 한국금융지주: 6.15% 상승
반도체 랠리 재점화: AI 열풍에 외국인 '러브콜'
국내 증시 상승에 또 다른 중요한 축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었습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오라클이 AI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 호조 소식으로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했으며,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AI 관련주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강력하게 자극했습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5.56% 급등한 30만 4천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전자 역시 1.54% 오른 7만 2천 600원을 기록하며 반도체 섹터의 랠리를 주도했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기·전자 업종에만 1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AI 시대의 핵심인 반도체 주도주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여주었습니다.
"나쁜 것이 좋은 것": 금리 인하 기대감에 외국인 '사자'
간밤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 둔화는 예상외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연간 비농업 고용 수치가 대폭 하향 조정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보험성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습니다. 경기 침체 국면이 아닌 상황에서 선제적인 금리 인하는 글로벌 유동성을 확대하여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대외 환경 변화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사자'로 이어졌습니다. 외국인은 1조 3,779억원, 기관은 9,28억원을 순매수하며 '쌍끌이' 매수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서며 2조 2,5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업종별 엇갈린 흐름 속 코스닥도 강세
업종별로는 증권(3.59%), 금융(2.83%), 건설(2.74%), 전기·전자(2.37%)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반면 제약, 화학 등 일부 업종은 약보합세를 보였으며, 최근 부진했던 2차전지 관련주는 리튬 가격 하락 우려 등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한편, 코스닥지수 역시 전장 대비 8.18포인트(0.99%) 오른 833.00에 마감하며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시장 전반의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