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 제한 조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기지에 차질이 예상되며, 주가 폭락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메모리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에 따른 타격을 우려하며, 해당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심화 속에서 미국 정부의 제재가 한국 반도체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 대규모 생산 기지를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장비 반입 제한 조치로 인해 주가 급락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게도 '독(毒)'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정책의 장기적인 유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 제재 강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국 공장 '발목' 🚀
지난 주말,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프로그램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VEU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도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으로 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예외 조항이었습니다. 2022년 10월부터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을 사실상 금지해왔으나, VEU 자격을 가진 기업에 대해서는 부분적인 허용을 유지해왔습니다.
이번 VEU 자격 박탈은 약 3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 기지에 향후 운영상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제 두 기업은 중국 내 생산 시설에 필요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반입하기 위해 건건이 미국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는 곧 생산 속도 저하, 신규 설비 도입 지연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 불안정성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생산 영향력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하며, 이는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약 35%를 담당하는 중요한 거점입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중국 다롄에서 낸드플래시 공장을, 우시에서는 D램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우시 공장은 SK하이닉스 D램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핵심 생산 기지에서의 장비 반입 차질은 두 기업의 전반적인 생산 능력과 시장 경쟁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주가 폭락세, 외국인·기관 투자자 매도세도 가세 📉
미국 정부의 발표 이후,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2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3.01% 하락한 6만 7,600원에, SK하이닉스는 4.83% 하락한 25만 6,000원에 각각 마감했습니다. 이는 두 종목 모두 지난 8월 1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한 것입니다.
- 삼성전자: 67,600원 (전일 대비 3.01% 하락)
- SK하이닉스: 256,000원 (전일 대비 4.83% 하락)
이러한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도가 있었습니다. 해당 기간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836억 원, SK하이닉스 주식을 1,021억 원 상당 순매도했습니다. 기관 투자자 역시 삼성전자 735억 원, SK하이닉스 162억 원을 순매도하며 투자 심리 위축에 일조했습니다. 이는 대외적인 악재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파급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빅테크 우려… 美 정책 지속 가능성 '회의적' 🤔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이번 제재가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번 조치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미국 IT 기업들의 핵심 부품으로, 중국 생산 라인의 차질은 곧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수급 불균형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 센터장은 또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다"며, "자국 산업을 우선시하는 미국 정부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정책을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과거 미국 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하여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칩 중국 수출을 용인했던 사례처럼,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규제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알리바바 AI 칩 개발 소식도 영향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에는 중국 IT 기업 알리바바가 자체적으로 AI 칩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두 한국 반도체 기업의 주요 고객사인 미국 엔비디아의 시장 지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알리바바의 새로운 AI 칩이 기존 칩보다 범용성이 높고 다양한 AI 추론 작업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제재 강화는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 시설 운영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반발 가능성, 그리고 반도체 산업 공급망의 상호 의존성을 고려할 때,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예상보다 유연하게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중국 IT 기업들의 자체 칩 개발 노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