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최근 이란발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과 주요 교역국 간의 무역 갈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00달러(3.06%) 상승한 배럴당 67.4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9월 인도분이 전일 대비 2.00달러(2.98%) 상승한 배럴당 69.11달러로 마감해, 두 유가는 모두 지난달 23일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이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협력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법률을 공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의회가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가결한 이 법안은, IAEA의 이란 입국을 보장하기 위한 조건으로 이란의 핵시설 및 평화적 핵활동이 안전하게 보호될 때까지 사찰단의 입국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란 측은 IAEA가 서방의 편에 서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정당화했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표명하고 있다.
UBS의 원자재 분석가 조반니 스타우노보는 “시장은 이란의 IAEA에 대한 조치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심리적 요소일 뿐, 실제로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이 베트남과의 무역 합의를 성사시키면서 다른 국가들과의 합의 또한 머지않은 시점에 이루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이 비쳐지고 있다. 마이클 폴켄더 미 재무부 부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에는 여러 건의 상업적 협정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국가에 대한 관세율에 대한 정보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치와는 달리 증가한 수치로 발표되었지만, 유가는 이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7일로 끝나는 주간의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384만 5천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며, 시장에서는 200만 배럴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이번 원유 재고의 증가는 6주 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변화다.
✅ 주요 용어해설 1. WTI: 서부텍사스산원유, 미국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일종으로 가격 기준으로 많이 사용됨. 2. IAEA: 국제원자력기구, 원자력 에너지의 안전한 사용과 비확산을 위한 국제 기구. 3. 브렌트유: 북해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세계적으로 널리 거래되는 기준 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