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분쟁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한국 경제가 '오일 쇼크'에 직면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OECD 국가 중 GDP 대비 원유 소비량이 가장 높아 국제 유가 상승 시 성장률 하락과 물가 급등을 동반하는 '스크루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한국 경제에 '오일 쇼크'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 급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과 더불어 서민 경제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스크루플레이션'이 한국 경제를 덮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주요국 대비 원유 소비량이 월등히 높아 에너지 위기 시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비상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韓, OECD 최고 수준 원유 의존도…취약한 경제 구조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오일 쇼크 발 스크루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 미-이란 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경제 활동에 필요한 원유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로 분석되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한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당 5.63배럴의 원유를 소비하며, 이는 OECD 국가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이는 한국 경제가 GDP 대비 원유 소비량이 많은 구조임을 시사합니다. 2위인 칠레(4.73배럴), 3위 그리스(4.24배럴), 4위 콜롬비아(3.91배럴)와 비교했을 때도 한국의 원유 의존도는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 대한민국: 5.63배럴 (OECD 1위)
- 칠레: 4.73배럴 (OECD 2위)
- 그리스: 4.24배럴 (OECD 3위)
- 콜롬비아: 3.91배럴 (OECD 4위)
출처: 현대경제연구원
신흥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원유 의존도는 높은 편입니다. 러시아(6.46배럴)보다는 낮지만, 중국(3.19배럴), 브라질(4.31배럴), 인도(5.25배럴)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세계 경제 규모 12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원유 소비량은 세계 7위에 달하는 극단적인 다소비 구조를 보입니다. OECD 회원국 중에서는 룩셈부르크, 캐나다에 이어 국민 1인당 원유 소비량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경제가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와 수출 주도 성장 모델을 유지하고 있어, 외부 에너지 충격에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특히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69%가 중동에서 공급되며, 이 중 95% 이상이 분쟁의 핵심 지역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된다는 점은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단 며칠간의 해협 봉쇄만으로도 국가 기간산업이 마비될 수 있는 '아킬레스건'을 안고 있는 셈입니다.
고유가 시나리오별 경제 충격 전망: '스크루플레이션' 공포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국제 유가 급등 시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은 시나리오별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수개월간 이어져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내외를 기록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내년도 경제 성장률이 최소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수입액 급증으로 경상수지는 260억 달러 감소하며, 이는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성장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이란 군사 충돌 장기화로 인한 유가 급등은 한국 경제에 다층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성장 국면에서 물가만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과 더불어, 임금 상승 없이 물가만 오르는 '스크루플레이션'은 서민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의 에너지 의존적인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국제 유가 변동성이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만약 사태가 더욱 악화하여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오일 쇼크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경제적 충격은 파멸적인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경제 성장률은 0.8%포인트 급락하고, 소비자 물가는 2.9%포인트 급등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로 인한 경상수지 감소액은 767억 달러에 달해, 국가 외환보유고와 신인도마저 위협받을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가 급등은 시차를 두고 국내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전이되어 경제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보고서는 "국제 유가 상승은 국제수지 악화, 물가 상승, 기업 비용 증가 등으로 이어져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서민 경제에 있어서는 스크루(Screw)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이 본격화되면서 내수 경기가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크루플레이션은 물가 상승 대비 임금 상승이 더뎌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생활이 '쥐어짜이는' 경제 상황을 의미하며, 이는 소비 위축과 내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면서, 해외 시장 수요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수출 경기에도 큰 하강 위험이 따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비상 대응책 및 구조 개편의 필요성
이러한 복합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부와 기업의 전방위적인 비상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연구원은 "오일 쇼크 장기화에 대비하여 원유 및 원자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비용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물가 안정과 경기 회복을 동시에 고려한 신중한 거시경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서민들의 체감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도 주문했습니다. 이는 물가 불안 품목의 수입 확대와 유통 구조 개선을 포함합니다. 기업 차원에서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대비한 비상 경영 체제 구축과 구매 효율성 강화가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과도한 원유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경제 및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스크루플레이션은 '죄다, 쥐어짜다'라는 뜻의 '스크루(Screw)'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물가 상승률에 비해 임금 상승률이 뒤처져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고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주로 중산층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를 줄이게 되고, 이는 장기적인 내수 침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