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문가가 진단한 한국 부동산 시장의 '파편화된 비효율성'

이현석 교수는 일반적인 학자의 길과는 다른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우건설에서의 실무 경험, 코람코자산신탁에서의 부동산 금융 전문성, 그리고 대학원장 역임까지, 다양한 현장과 이론을 넘나들며 부동산 시장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식견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이 교수는 현재 한국 부동산 시장이 여러 법령과 규제에 의해 △개발 △금융 △중개/평가 △건축/시공 등 각 분야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각 분야가 분절되어 유기적인 연계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상은 융복합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산업의 흐름에 역행합니다. 이는 부동산 산업 전반의 시너지를 저해하며, 한국 부동산이 단순한 투자의 대상에 머무르게 만들고 근본적인 산업적 혁신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이 교수는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파편화된 제도가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자본시장 통합법'을 벤치마킹한 '부동산시장 통합법'의 청사진

이현석 교수가 제안하는 '부동산시장 통합법'은 지난 2009년 금융 시장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온 '자본시장 통합법'을 중요한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당시 '자본시장 통합법'은 증권, 자산운용, 선물 등 여러 금융 분야의 경계를 허물어 다양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의 탄생을 견인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부동산시장 통합법'은 주거용 및 상업용 부동산 개발 사업부터 시작하여, 이에 필요한 금융 조달, 자산 운용 및 관리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산업의 모든 단계를 수직적 및 수평적으로 융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칸막이식 규제를 일원화하고, 부동산 산업을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문 기업의 육성을 도모하여, 한국 부동산 산업의 규모와 전문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통합법 제정으로 기대되는 세 가지 혁신 효과

이현석 교수는 '부동산시장 통합법' 제정을 통해 한국 부동산 시장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획기적인 혁신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①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의 획기적 성장

통합된 법적 환경은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 자산을 보다 용이하게 유동화하고 펀드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특히, 현재 선진국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국형 리츠(REITs) 시장의 성장을 강력하게 촉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일반 국민들이 부동산 투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건전한 간접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② 개발금융 기법의 고도화

개발 사업과 금융의 연계가 강화됨에 따라, 기존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같이 위험성이 높은 개발금융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안정적인 금융 상품들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부동산 개발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분산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③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육성

부동산 개발, 금융, 운용, 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역량을 갖춘 대형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의 탄생을 촉진할 것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산업적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정책 영역에 뿌리내린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

이현석 교수는 국토교통부, LH공사, 국민연금 등 국가의 주요 부동산 관련 기관에서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습니다. 그의 '부동산시장 통합법' 제안은 단순히 학문적인 논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부동산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절박한 처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시장의 경계를 허무는 '통합'이라는 화두는 한국 부동산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핵심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