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인류에게 전례 없는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저성장, 고물가 등의 난제 해결과 새로운 번영의 길이 열릴 수 있지만, 대비가 미흡할 경우 심각한 기술 격차와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책임 있는 이용' 원칙을 확립하고, '국익 경쟁 속 모두의 이익을 위한 협력'을 통해 AI가 인류 중심의 포용적 혁신으로 나아가도록 협력해야 합니다.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 요슈아 벤지오 교수, 최예진 교수 등 석학들의 깊이 있는 통찰이 담긴 발언들이 인공지능(AI) 시대가 가져올 변화의 양면성을 다시 한번 조명하게 했습니다. 과거 제프리 힌튼 교수가 AI를 "새끼 호랑이"에 비유했던 것처럼, AI는 우리 앞에 놓인 잠재력과 위험성을 동시에 지닌 존재입니다. 이 거대한 기술 혁신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는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AI, '새끼 호랑이'의 양날의 검: 기회와 위협의 교차점
AI는 칼과 같이 양날의 검과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요리사에게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훌륭한 도구이지만, 강도에게는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있듯이 AI 또한 그 활용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합니다. AI는 지식 및 정보 처리 과정 전반에 걸쳐 가장 파괴적인 혁신을 가져올 발명품으로 평가받으며, 스스로 인간처럼 판단하고 결정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AI를 성공적으로 활용한다면, 현재 우리가 직면한 저성장, 고물가와 같은 난제를 해결하여 새로운 번영의 길을 열 수 있습니다. 또한 의료, 식량, 교육 등 인류가 오랜 시간 고민해 온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철저히 대비하지 못한다면, 극심한 기술 격차는 마치 '철의 장막'을 능가하는 '실리콘 장막'으로 작용하여 전 세계적인 불평등과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명과 암이 공존하는 AI 시대의 변화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단합하여 '책임 있는 이용'이라는 원칙을 확고히 세우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경고하듯, 만약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하고 궁극적으로 멸종에 이르게 한다면, 그 원인은 우리가 이 거대한 변화에 걸맞은 인류 공통의 규범을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AI 시대, '국익 경쟁'과 '공동 이익 협력'의 딜레마
현대 사회에서 인공지능 기술력은 곧 국력, 경제력, 그리고 안보 역량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입니다. 과거 산업혁명 시대의 '러다이트 운동'처럼 기술 발전을 역행시키려는 시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는 결코 현명한 대처 방안이 될 수 없습니다. 유일하고도 가장 현실적인 대처는 바로 '국익을 위해서 경쟁하되, 모두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것입니다.
이는 각국 정부,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모두를 위한 AI', '인간 중심의 포용적 AI'로의 혁신을 이끌어내야 함을 의미합니다. 특히 국제평화와 안보 분야에서 AI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생명이 달린 이 분야에서 AI는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심각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보 분야에서의 AI: 평화 유지 도구 vs. 새로운 위협
AI는 군사 분야에서 정보 수집 및 정찰, 군수 지원, 작전 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정확성과 정밀성을 높여 작전 효율성과 지휘 체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잘 활용될 경우, AI는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감시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며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인도적 지원 물품이 적재적소에 신속하게 도달하도록 함으로써 국제평화와 안보 강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가 통제력을 상실할 경우, 허위 정보의 범람, 테러 및 사이버 공격의 급증으로 이어지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인공지능 발 군비 경쟁'은 기존의 안보 불안을 더욱 증폭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테러리즘, 사이버 공격, 팬데믹 등 진화하는 위협에 대처하며 국제사회의 방향을 제시해 왔습니다. 이제 AI 시대에 변화된 안보 환경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공동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대한민국,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AI 협력 선도
대한민국은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AI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주도해 나갈 것입니다. 이미 지난해 네덜란드와 함께 유엔총회 최초로 '군사 분야 AI' 결의안을 상정하고, 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REAIM)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습니다.
- 유엔총회 최초 '군사 분야 AI' 결의안 상정 (네덜란드와 공동)
- 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REAIM) 개최
- 유엔 평화유지군의 허위 정보 대응 역량 강화 지원
- 신기술과 인권 관련 결의 주도 (인권이사회 이사국)
- AI 서울 정상회의 「서울 선언」 채택 ('안전, 혁신, 포용' 비전 제시)
- APEC AI 이니셔티브 채택 추진 (APEC 의장국)
지난해 5월 열린 AI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안전, 혁신, 포용'이라는 3대 비전을 담은 「서울 선언」을 채택했으며, APEC 의장국으로서는 AI 혁신이 인류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APEC AI 이니셔티브 채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기술 발전의 혜택을 함께 누리는 'AI 기본사회', '모두의 AI'가 새로운 시대의 뉴노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AI 문명사적 대전환, 보편적 가치 수호와 희망의 미래
각국 대표 여러분, AI가 불러올 '문명사적 대전환' 앞에서 인류는 오랜 역사 동안 함께 지켜온 보편적 가치를 수호해야 하는 중대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인류 문명은 늘 새로운 도전에 맞서 싸우며, 어떤 절망 속에서도 '더 나은 세계'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기에 지금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언제나 세계 평화와 공동 번영의 길을 찾아온 유엔의 빛나는 역사에서 우리는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 앞에 주어진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외면하지 말고, AI가 가져올 변화를 인류가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