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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신문

[서평] 『언제라도 안아줄게』: 1970년대 여성 노동자의 아픔과 연대를 그린 문학의 힘

진재근 기자 (jinzao77@naver.com)


[서평] 『언제라도 안아줄게』: 1970년대 여성 노동자의 아픔과 연대를 그린 문학의 힘

진재근 기자 (jinzao77@naver.com)




최초 작성일 : 2026-02-11 | 수정일 : 2026-02-11 | 조회수 : 992

핵심 요약
양진채 작가의 신작 『언제라도 안아줄게』는 1978년 인천 동일방직의 '똥물 투척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여성 노동자들의 억압된 삶과 투쟁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 재현을 넘어, 개인의 깊은 상처와 보편적 연대의 의미를 탐구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달한다. 작가는 역사적 비극을 딛고 인간 존엄과 삶에 대한 긍정을 노래하며,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향한 '환대의 공동체'를 제안한다.

15년 차 베테랑 기자로서 수많은 현장을 누벼왔지만, 때로는 역사의 한 조각 속에 담긴 개인의 절절한 이야기가 더 깊은 울림을 선사하곤 합니다. 양진채 작가의 장편소설 『언제라도 안아줄게』는 바로 그러한 작품입니다. 1970년대, 한국 산업 발전의 어두운 이면에 가려졌던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소설이라는 매체를 통해 복원하고, 그들의 아픔과 연대를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제2회 인천출판문화상 특별상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본 기사는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시대적 아픔, 인간 존엄에 대한 질문,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깊이 있게 조명하고자 합니다.

시대의 아픔을 껴안은 작가의 서사 ✍️

양진채 작가는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나스카 라인」으로 등단한 이후, 『푸른 유리 심장』, 『검은 설탕의 시간』, 『변사 기담』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인천을 주요 배경으로 삼아 지역의 정체성을 문학적으로 탐구해 온 그의 이력은 『언제라도 안아줄게』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작가는 자신의 20대 시절, 공장 생활과 노동운동의 경험이 삶의 근간을 이루고 있음을 깊이 성찰하며, 이를 소설로 풀어내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개인의 경험과 역사적 진실의 교차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적 소재의 재현을 넘어, 작가 자신의 삶과 질문이 응축된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1978년 인천 동일방직에서 벌어진 ‘똥물 투척 사건’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당시 여성 노동자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억압을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고등학교 진학 대신 생계를 위해 상경한 젊은 여성들이 3교대의 고된 노동 현장에서 희망을 키우려 했지만, 회사의 폭력과 부당함에 직면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독자들은 그 시대의 아픔을 생생하게 느끼게 됩니다.

양진채 작가는 "20대의 공장 생활과 노동운동의 시간이 왜 자신의 삶 밑바닥에 깔려 있는지”를 오래 질문해왔고, 결국 “소설을 쓰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청춘의 비극, 그리고 기억의 의미 💔

소설 『언제라도 안아줄게』는 1978년 인천 동일방직 노조 지부장 선거 날, 회사 측 구사대가 던진 인분과 무자비한 폭력으로 명숙이 뱃속의 아이를 잃게 되는 비극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순이’로 불리며 사회로부터 지워졌던 여성 노동자들의 억압된 삶과 꿈을 드러냅니다.

사건 너머의 시간, 상처의 일상화

작품은 이 비극적인 사건 이후, 부서진 청춘과 그 이후의 삶을 진혼과 연대의 시선으로 따라갑니다. 한 사건의 비극을 단순히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처가 일상이 되는 시간을 끝까지 따라가며 “기억한다는 것”의 의미를 묻습니다. 이는 과거의 아픔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을 넘어, 그 아픔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가 그 기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합니다.

소설의 주요 관점
- 청춘의 복원: ‘공순이’로 불리며 지워졌던 여성 노동자들의 일상, 사랑, 꿈을 생생하게 되살립니다.
- 공간의 재조명: 인천의 구체적인 공간들이 주인공들의 성장과 연대의 역사적 배경이 됩니다.
- 치유와 연대: 과거의 비극을 넘어 오늘날 소외된 이들을 향한 확장된 연대를 이야기합니다.

인천의 공간, 인간 존엄에 대한 질문 🏙️

『언제라도 안아줄게』는 동일방직, 답동성당, 자유공원, 만석부두 등 인천의 구체적인 공간들을 주인공들의 성장과 연대가 이루어지는 생생한 역사적 배경으로 그려냅니다. 이러한 공간 묘사는 소설에 현실감을 더할 뿐만 아니라, 인천이라는 도시의 숨겨진 역사와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비되는 상징과 인간 존엄의 탐구

가장 낮은 곳에서 뿌려진 ‘똥물’의 악취와 가장 높은 곳인 답동성당 종탑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대비되는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이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잃지 않으려 했던 인간 존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갈구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신과 세상을 향한 처절한 질문(“하느님이 계시다면 왜 우리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 거니. ... 우리가 공순이라서 그런 거니?”)은 사회적 무관심에 대한 통렬한 비판으로 다가옵니다.

소설의 한 구절은 “너는 그날을 기억해. 아니, 기억한다는 말은 맞지 않아. 그날은 네게서 늘 맴돌고 있었으니까. 파문의 중심처럼...”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똥물 사건이 단순한 과거가 아닌, 피해자들의 내면에 평생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로 남아 현재를 흔들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상처를 딛고 피어나는 연대와 치유 🤝

이 소설은 단순한 투쟁의 기록을 넘어, 억압받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삶과 꿈을 복원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그들의 고통은 육체적 폭력을 넘어 사회적 편견과 외면 속에서 겪었던 존재론적 슬픔이었음을 드러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과거가 현재로, 연대의 확장

특히 작품은 과거의 비극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 ‘환대의 공동체’와 오늘날 소외된 이들을 향한 확장된 연대를 이야기합니다. 과거에 태오와 경준이 미은과 명숙을 위해 종을 쳐주었던 것처럼, 미은은 외롭게 싸우는 이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갑니다. 이러한 연대는 고공농성자, 참사 유가족 등 현재의 또 다른 소외된 이들에게까지 닿으며, ‘언제라도 안아줄게’라는 제목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
이 소설은 1970년대의 이야기가 과거에 박제된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자 등 여전히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의 현실과 맞닿아 있음을 일깨워주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합니다.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과거의 비극을 망각하지 않고, 현재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연대 의식을 고취할 수 있습니다.

가슴 먹먹한 감동, 그리고 희망의 노래 🎶

『언제라도 안아줄게』는 시리고 아픈 역사를 따뜻한 문장으로 껴안는 거대한 포옹과 같습니다. 가장 비참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종소리와 '아모르파티'라는 노래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삶에 대한 긍정을 잃지 않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그래도, 난 좋다. 이 바다도 좋고… 마지막이라도 이렇게 한가하게 배를 타고 가니 얼마나 좋으냐.”라고 말하는 대목은, 슬픔을 부정하지 않되 그 슬픔을 껴안고도 삶을 긍정하는 순간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치유와 용기를 주는 작품

이 소설은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지만, 마지막에는 우리 역시 누군가를 향해 "언제라도 안아줄게"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합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비극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망각된 이름들에 얼굴을 부여하고 그들의 청춘을 복원해냈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실제 경험이 녹아든 치밀한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역사 속 그 현장에 함께 서 있는 듯한 깊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추천 독자층
  • 노동과 연대의 가치를 배우고 사회적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는 청소년 및 고등학생
  •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숨겨진 역사와 공간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싶은 인천 시민
  •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거나 누군가의 따뜻한 지지가 간절한 위로가 필요한 모든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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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Photo
진재근 기자

(jinzao77@naver.com)

책사인중모(책을사랑하는인천중구모임) 대표

한국웰다잉교육문화연구원 사무국장

한국민들레작은도서관 운영위원장

신포동 주민자치회 마을환경분과위원회 위원

전) 늘편한요양원 관리책임자

전) 송파노인종합복지관 노인돌봄사업 서비스관리자

전) 요한노인복지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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