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의지로 급등세를 멈췄으나, FX스왑포인트는 채권 금리 동반 상승과 함께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이는 달러를 빌리는 비용이 저렴해졌음을 의미하며, 한은 총재는 현재 상황을 '달러 부족'이 아닌 '달러를 안 파는 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습니다. 달러 보유 주체들이 환율 상승을 기대하며 현물 시장 매도 대신 대차 시장에서의 달러 대여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달러-원 환율이 한미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의지에 급등세를 일단 멈췄지만, 개인 및 기업들의 달러 수요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통방문)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간다는 문구가 삭제되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채권 금리와 함께 FX스왑포인트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독특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는 달러를 빌리는 비용이 그만큼 저렴해졌음을 의미하며, 외환 시장의 구조적 특수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FX스왑포인트 급등, '달러 저렴' 신호 📈
지난 1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일 한국은행 금통위 결정 이후 FX스왑포인트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1년 만기 FX스왑포인트는 무려 1.00원 상승한 마이너스(-) 16.50원에 마감했습니다. 이는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이 그만큼 저렴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상승폭은 지난해 10월 17일 1.10원 급등한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당시에는 미국 지역 은행의 부실 대출 사태로 신용 우려가 고조되었던 상황과 비교될 정도입니다. 6개월물과 1개월물 FX스왑포인트 역시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각각 -9.20원과 -1.50원을 나타냈습니다.
금융 시장의 이례적 흐름
FX스왑포인트의 급등은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과는 상반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같은 날 달러-원 환율은 11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하며 전일 대비 12.70원 급락한 1,464.80원까지 저점을 낮추는 등 야간장에서도 1,46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원화의 과도한 평가 절하를 우려한 발언에 이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 결정에 높은 환율이 주된 요인임을 시사하면서 시장에 숨어 있던 '달러 매수(롱)' 심리가 꺾인 결과로 해석됩니다.
이창용 총재가 지적한 '달러를 안 파는 시장' 🏦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외환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들어 명확히 설명했습니다. 총재는 현재 상황을 '달러 부족'이 아닌 '달러를 안 파는 시장'의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요즘 환율이 오르면서 달러가 없어지고 위기라는 말이 나오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달러를 구하는 것은 과거보다 훨씬 쉬우며 달러는 풍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물 시장과 대차 시장의 분리
이 총재는 문제의 핵심이 달러를 보유한 주체들이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며 현물 시장에서 달러를 팔지 않고, 대신 빌려주기만 하려는 데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외환 시장을 현물 시장과 대차(스와프) 시장으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현물 시장은 달러를 직접 사고파는 시장이며, 대차 시장은 달러를 빌려주고 받는 시장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자금 유입도 많아 달러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이 총재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달러를 가진 사람들이 현물 시장에서는 팔지 않고 대차 시장에만 내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어 "이 대차 시장에서 스와프 스프레드와 같은 달러 가치 지표를 보면 역대급으로 달러값이 싸다"며, 이는 "빌려주려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반면, "팔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달러 가격, 즉 현물 환율은 매우 높게 형성되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과거에는 달러가 부족해 현물 시장과 대차 시장이 함께 움직였지만, 현재는 달러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기대 심리 때문에 두 시장이 분리되어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창용 총재는 현재 상황이 과거 외화 조달이 어려웠던 외환 위기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지금은 달러가 없는 위기가 아니라, 달러가 있는데 팔지 않고 빌려만 주려는 현상"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원화 절하 기대와 수급 쏠림이 계속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향후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으며,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화 노력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개인 및 기업 투자자들은 이러한 시장의 구조적 특징과 정책적 대응 방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 심리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행 총재의 설명은 외환 시장에서 단순히 달러의 절대적인 수급 외에, 시장 참여자들의 미래 환율에 대한 기대 심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줍니다. 달러 보유자들이 '지금 달러를 팔면 손해'라고 판단하고, 대신 '나중에 더 높은 가격에 팔거나, 지금 빌려주고 이자를 받겠다'는 전략을 취하면서 현물 시장에서의 달러 공급이 위축되는 것입니다. 이는 환율이 상승세를 보일 때마다 달러 보유 유인이 더욱 커지는 '자기실현적 기대'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책 당국의 역할과 과제
외환당국은 이러한 시장의 비효율성을 인지하고,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총재가 언급했듯이 '달러가 풍부한' 상황에서 단순한 달러 공급 확대보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 심리'를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이는 외환시장 안정화 정책의 초점이 단순히 환율 방어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의미합니다.
- 1년물: -16.50원 (전일 대비 +1.00원)
- 6개월물: -9.20원 (전일 대비 상승)
- 1개월물: -1.50원 (전일 대비 상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