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이 '군비 경쟁'으로 치달으면서 과잉 투자와 AI 버블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화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이러한 경쟁이 점유율 극대화를 위한 것이며, 게임 이론의 '죄수의 딜레마'와 유사하게 각 기업의 합리적 선택이 전체 시장의 비효율을 초래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군비 경쟁'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 구도는 필연적으로 과잉 투자와 함께 AI 시장의 거품 형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AI 투자, '군비 경쟁'으로 보는 시각
한화투자증권의 박승영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AI 산업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행태를 '군비 경쟁'에 비유하며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박 연구원은 "AI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이 단순히 효율성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신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경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경쟁 구도 속에서 "경쟁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과잉 투자는 피할 수 없는 결과이며, 이 과정에서 AI 시장의 버블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게임 이론으로 분석한 AI 투자 경쟁
박 연구원은 현재 AI 투자 경쟁의 본질을 게임 이론의 '군비 축소 게임'에 빗대어 설명했습니다. 그는 "모든 국가가 군비를 줄이는 '파레토 최적' 상태가 국가 전체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개별 국가 입장에서는 군비를 늘리는 것이 최선의 선택, 즉 '내쉬 균형'이 되는 상황과 유사하다"고 풀이했습니다. 즉, 상대방이 군비를 줄일 때 자신만 군비를 늘리면 상대를 제압할 수 있고, 반대로 상대방이 군비를 늘릴 때에는 자신도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군비를 늘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계획 발표 시 경쟁사들이 유사한 계획을 잇달아 내놓는 현상에서도 쉽게 관찰된다고 박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레버리지 확대와 재무 건전성
이러한 '군비 경쟁'의 양상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재무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오라클 등 선도적인 5개 빅테크 기업들의 총자산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은 현재 약 8.8%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기업의 부채비율은 40%를 하회하고 있지만, 최근 발표된 회사채 발행 계획을 반영하면 이는 45.8%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과거에 비해 부채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시사합니다.
AI 시장의 과열된 투자 경쟁은 단기적으로는 기술 발전과 시장 성장을 견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기업들의 재무 부담 증가, 그리고 시장의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및 자금 조달 행보를 면밀히 주시하며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우려와 달리 건전성을 유지하는 재무 구조
하지만 박 연구원은 이러한 재무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일축했습니다. 그는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장기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오히려 주주를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기업의 재무 구조가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주식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을 때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 진정한 위험 신호"라며, "현재 빅테크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여전히 재무적 여력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국내 증시 및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
박승영 연구원은 AI 산업 경쟁 심화와는 별개로 국내 증시 전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행보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늘어나는 AI 관련 수요에 발맞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평가하며, 이는 산업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AI 수요 대응 투자 확대는 긍정적
- 내년 초 증시 대비 중소형주 비중 확대 권고
내년 초 대비 중소형주 비중 확대 전략
더 나아가 박 연구원은 현재의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며, 다가오는 내년 초 시장 대비 투자 전략으로 중소형주 비중 확대를 제안했습니다. 이는 대형주 중심의 시장 흐름과는 다른, 특정 성장 모멘텀을 가진 중소형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조언으로 풀이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