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복귀는 단순 실적 개선을 넘어 넷플릭스 생중계와 대규모 월드투어를 결합한 'BTS노믹스 2.0' 형태의 질적 성장을 예고한다.
-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위해서는 BTS 효과의 낙수효과와 함께 비용 상승 등 대외 리스크 관리가 핵심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강세 흐름 속에서도 유독 소외됐던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황제의 귀환'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연초 이후 주요 기획사들의 주가가 맥을 못 추는 사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복귀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장주인 하이브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회복되는 모양새다. 시장은 이번 BTS의 컴백이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난 1년간 엔터 산업을 짓눌러온 실적 불확실성과 밸류에이션 하락 압력을 해소할 수 있는 강력한 트리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반등세가 업종 전반의 구조적 성장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메가 IP(지식재산권) 의존도를 넘어선 산업의 확장성과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소외됐던 엔터주, 하이브 필두로 '반등 서막'
23일 증권업계 및 연합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주가 흐름은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 지난주 종가 기준으로 에스엠[041510]은 연초 대비 23.28%나 급락했으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와 JYP Ent.[035900] 역시 각각 7.57%, 6.89% 하락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37.18%, 25.51% 상승하며 증시 붐을 일으켰던 것과 대조하면 사실상 엔터주만 '나홀로 하락장'을 겪은 셈이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타 업종 대비 낙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는 BTS와 블랙핑크 등 시장을 주도하던 메가 IP의 공백에 따른 앨범 판매 성장세 둔화가 꼽힌다. 앨범 판매량이 곧 실적으로 직결되던 기존 수익 구조에서 핵심 라인업이 부재하자, 실적 가시성이 떨어졌고 이는 곧 밸류에이션 디레이팅(저평가)으로 이어졌다. 특히 산업의 축이 앨범 중심에서 공연과 MD(기획상품)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단계에서 이를 증명할 강력한 IP의 부재는 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BTS의 컴백 소식이 구체화되면서 하이브[352820] 주가가 연초 대비 7.50% 오르는 등 홀로 반등 시동을 걸며 업종 전반의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메가 IP의 압도적 귀환, 'BTS노믹스 2.0' 시대의 서막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BTS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이 기록 중인 경이로운 수치들이다. 이미 선주문량만 406만 장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이번 복귀는 과거와는 다른 전략적 구성을 취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한 글로벌 생중계, 다큐멘터리 제작 및 공개, 그리고 대규모 월드투어로 이어지는 '멀티 이벤트' 구조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단순한 활동 재개가 아닌 'BTS노믹스 2.0'으로 규정하고 있다. 과거의 성장이 신규 팬덤 유입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미 형성된 거대 팬덤을 바탕으로 수익화를 극대화하는 질적 진화의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구체적인 실적 전망치도 압도적이다. IBK투자증권은 이번 BTS 복귀를 통해 발생할 매출액을 약 2조 8천억 원, 영업이익은 5천억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SK증권 역시 월드투어 매출만 1조 5천억 원 이상이 가능하며, 여기에 MD 판매 수익까지 합산할 경우 전체 매출 규모가 2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연과 플랫폼, IP 라이선싱이 결합된 형태의 수익 모델은 매출의 반복성과 밀도를 높여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넷플릭스와의 전략적 협업, 수익 창출의 패러다임 변화
특히 이번 컴백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넷플릭스와의 독점 라이브 중계 협업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를 K팝 공연이 글로벌 OTT 라이브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되는 첫 번째 상징적 사례로 꼽았다. 기존 오프라인 콘서트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동시 시청을 기반으로 한 광고 및 스폰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됨으로써 IP 수익화의 지평을 넓혔다는 분석이다. 이는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K팝의 대중적 인지도를 확산시키고 앨범 및 MD 매출로 이어졌던 폭발적 확장 국면과 궤를 같이한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메가 IP인 BTS의 컴백 시점과 그 방식이 현재의 침체된 국면을 반전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기존 팬덤은 물론 대중적 노출도를 극대화함으로써 신규 팬덤 유입을 가속화하고, 이것이 다시 산업 전반의 파이를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분수령... 리스크 관리가 성패 가른다
향후 증권가는 BTS 효과가 하이브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업종 전반의 '리레이팅(재평가)'으로 확산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박준형 SK증권 연구원은 BTS의 귀환과 함께 저연차 IP들의 체급 성장, 현지화 IP의 본격 가동이라는 세 가지 동력이 맞물리며 현재 20배 수준인 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가 IP의 복귀가 시장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는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물류비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력 위축 등 대외적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한다. 또한 BTS의 효과가 특정 기업에만 국한되거나 단기적인 이벤트성 반등에 그칠 경우, 엔터 산업 전반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BTS의 복귀가 다른 아티스트들의 수익화 고도화로 전이되고, 기획사들의 펀더멘털을 구조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가 엔터주의 '2차 전성기'를 결정짓는 마지막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