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인 자율주행차와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한다. 국토교통부를 필두로 총 8개 부처가 참여하는 초대형 합동 연구단이 중국 자율주행의 심장부인 베이징으로 향한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기술 참관을 넘어, 중국의 공격적인 산업 지원 정책과 실증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한국형 자율주행 생태계를 재정립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8개 부처 합동 연구단 파견, '피지컬 AI' 주도권 확보 총력전
정부는 오는 18일,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기획예산처, 경찰청 등 8개 부처 관계자로 구성된 합동 연구단을 중국 베이징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이번 파견단의 규모와 구성은 이례적으로 방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자율주행차 기술이 단순히 교통 수단의 변화를 넘어 인공지능이 물리적 실체와 결합하는 '피지컬 AI' 영역으로 확장됨에 따라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문 통합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연구단에 참여하는 각 부처는 고유의 전문 영역을 바탕으로 중국의 자율주행 생태계를 해부할 예정이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는 중국 정부의 파격적인 산업 보조금 및 예산 지원 구조를 살피고, 산업통상부는 자율주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공급망 구축 현황을 조사한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자율주행 사고 시 책임 소재와 보험 체계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로보택시 운행 중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의 수집 및 보호 가이드라인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자율주행 차량의 도로 주행 법규와 교통 관제 시스템의 실무적 적용 사례를 확인한다.
베이징 로보택시 1,500대의 시사점… '실증이 곧 경쟁력'
중국 베이징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자율주행 실증 도시 중 하나다. 현재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는 이미 1,500여 대 이상의 로보택시가 도심 곳곳을 누비며 실질적인 대중교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 연구단은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 교통운수부 및 공안부 등 핵심 관계자들과 만나 미래 모빌리티 정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국내 도입이 시급한 정책 과제를 발굴할 예정이다.
특히 '베이징 자율주행 시범구 운영센터' 방문은 이번 일정의 핵심으로 꼽힌다. 연구단은 이곳에서 자율주행차 관제 시스템, 실시간 무인 모니터링 기술, 원격 제어 솔루션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돌발 상황 발생 시의 긴급 대응 매뉴얼과 안전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이는 최근 서울 강남에서 시행 중인 '심야 자율주행차' 서비스 등 국내 실증 사업의 안전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벤치마킹의 일환이다.
바이두·포니닷에이아이 기술력 정밀 검토… '초격차' 기술 비교
기술적 측면에서의 성과도 기대된다. 연구단은 중국의 자율주행 선도 기업인 바이두(Baidu)와 포니닷에이아이(Pony.ai)를 직접 방문한다. 이들 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하드웨어 통합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들의 주행 기술뿐만 아니라 위험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고 회피하는 고도화된 '안전 기술' 수준을 집중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과 면밀히 비교 분석함으로써, 한국 자율주행 산업이 가진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파악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된 중국의 피지컬 AI가 실제 복잡한 도심 도로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국내 자율주행 알고리즘 고도화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관 협력 모델 도입과 정책 패키지 수립 가속화
정부는 이번 파견의 궁극적인 목표가 '실행 가능한 정책 패키지'의 완성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과 중국 등 자율주행 선도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만큼이나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중국의 정책 패키지와 민·관 협력 모델, 그리고 실제 성공적인 실증 사례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은 강남 심야 자율차 운행 등 국지적인 실증을 이어가고 있으나,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실험장으로 활용하는 중국의 규모 경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규제 샌드박스 확대, 자율주행 전용 도로 인프라 구축, 피지컬 AI 산업 육성을 위한 특화 금융 지원 등 종합적인 산업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민감한 30~50대 비즈니스맨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와 산업적 통찰력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