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로 인한 국고채 금리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채권 발행 시장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달까지 확대된 크레디트물 스프레드 덕분에 최근 변동성 확대 부담이 완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발행 금리의 급격한 변동성은 여전히 기업들의 조달 비용에 큰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기업들의 채권 발행 시장은 예상외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공기업, 은행, 민간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들이 시장 민평 금리 수준 혹은 그 이하의 가산금리(스프레드)로 발행에 성공하면서, 급격한 시장 변동성과는 사뭇 다른 흐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달까지 이어진 크레디트물 스프레드 확대가 최근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시켜 준 결과로 분석됩니다. 다만, 국고채 금리의 높은 변동성은 여전히 크레디트물의 스프레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로 남아있습니다.
금리 급등락 속 발행 시장의 견조한 흐름 📈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AAA)은 3년물 소셜본드 1,700억 원을 3.575%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개별 민간평가(민평) 대비 10bp 낮은 수준입니다. 또한, 한국장학재단(정부 보증) 역시 3년물 소셜본드 500억 원을 3.490% 금리로 발행 완료했습니다. 정부 보증채 민평 금리 대비 10.2bp 낮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언더(under)' 발행 기류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장중 10bp 안팎의 강세를 보인 날에도 나타났습니다.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AAA, 3년물 소셜본드): 1,700억 원 모집, 3.575% 금리 (민평 대비 -10bp)
- 한국장학재단 (정부 보증, 3년물 소셜본드): 500억 원 모집, 3.490% 금리 (민평 대비 -10.2bp)
- 한국자산관리공사 (AAA, 3년물 소셜본드, 9일): 1,500억 원 발행 (민평 수준), 3,900억 원 수요 유입
지난 9일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던 날에도 한국자산관리공사(AAA)는 3년물 소셜본드 1,500억 원을 민평 금리 수준(Par)으로 발행했으며, 당시 입찰에는 3,900억 원의 수요가 몰렸습니다. 9일 시장 금리 급등과 10일 급락이 반복되는 높은 변동성 속에서도 크레디트 발행물은 금리 급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모습입니다.
은행채 시장 역시 강세를 보였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부산은행은 민평 대비 5bp대, 한국산업은행은 12bp 낮은 스프레드로 발행을 마쳤습니다. 이는 채권 유통 시장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입니다. 지난 9일 크레디트 유통물은 오버(over) 20bp 안팎에서 거래되었고, 10일 시장 강세에 언더 금리로 거래되긴 했으나 국고채 대비 하락 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일부 채권 딜러는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커 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 크레디트물을 섣불리 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비치며, 유가 상승 등 부담 요인이 크레디트물의 리스크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스프레드 확대가 제공한 발행 시장의 완충 효과 🛡️
발행 시장의 이러한 견조한 흐름은 지난달까지 이어진 크레디트물 스프레드 확대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3년물 기준 국고채와 'AAA' 등급 공사채 금리 차(스프레드)는 33.2bp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말 22.9bp에서 지난달 중순 35.8bp까지 확대되었다가 현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 2023년 12월 31일: 22.9bp
- 지난달 중순: 35.8bp
- 최근: 33.2bp
시장 관계자는 "크레디트물의 경우 그동안 스프레드가 많이 벌어져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역시 민평 금리 수준에서 여전히 발행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스프레드 확대는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며 채권 수요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변동하는 발행 금리가 기업 조달 비용에 미치는 영향 💸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크레디트 발행 스프레드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기업들의 채권 조달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날의 시장 금리가 하루에도 10bp 안팎으로 급변하면서, 발행일에 따라 조달 비용이 크게 달라지는 '복불복'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 모집 후 곧바로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공사채는 입찰 이튿날, 회사채는 수요예측 후 약 일주일 뒤에 발행이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 모집 시점에서 스프레드를 잘 방어하더라도, 최종 발행(납입일) 전날 결정되는 시장 금리가 오를 경우 절대적인 발행 금리 역시 급등할 수 있습니다.
수요예측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회사채 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번 주 시장 변동성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현대코퍼레이션(A)과 해태제과식품(A)은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대비 두 자릿수 낮은 금리를 형성했습니다. 이는 최근 회사채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어 발행량이 줄었고, A등급 회사채의 경우 발행어음 및 리테일 수요를 기반으로 탄탄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A등급 채권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운용사들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말 발행을 계획했던 일부 기업은 발행을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A등급 회사채는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와 무관하게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AA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 심리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운용사 수요 부족으로 분위기를 계속 살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동 지역 불안 심화,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이는 발행 시장의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실제 조달 비용에 예측 불가능성을 더할 수 있습니다. 특히 AA등급 이상의 우량 채권 발행 기업들은 운용사 투자 심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