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논쟁이 재점화되며 미국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나,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채를 완전히 대체할 만한 안전자산은 없다는 데 중론을 모으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금을 늘리는 추세지만, 일본과 영국 등 주요국은 오히려 미국채 보유를 확대하고 있어 수급 불안이 구조적 붕괴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금이나 스위스 프랑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글로벌 대규모 자금을 흡수하기에는 시장 규모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지적됩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 국채를 둘러싼 회의론이 확산하며 이른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재정 적자 확대,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미국 국채가 전통적으로 누려온 안전자산 지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유보적입니다. 이들은 미국 국채를 완전히 대체할 만한 안전자산은 아직 없다는 의견을 중론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중국발 '셀 아메리카' 논쟁과 금으로의 자금 이동 🚩
'셀 아메리카' 논쟁은 주로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감소 움직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미국 국채 30년물 입찰에서 투자자 수요를 나타내는 입찰 배수는 2.27을 기록하며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 연기금, 기관 투자자 등의 수요가 약해졌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셀 아메리카' 논쟁에 불을 지폈습니다.
실제로 미국 국채 매도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 국가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미국 국채 보유량이 6,826억 달러로 감소하며, 2008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초 대비 10% 이상 감소한 수치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이는 동시에 금 보유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은 15개월 연속 증가하며 올해 1월 말 기준 7,419만 온스를 기록, 지난해 말보다 4만 온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중앙은행 차원에서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금의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이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국내 전문가들, "미국채 대체 자산 없다"는 중론 ⚖️
하지만 '미국채의 시대가 끝났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선을 긋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일부 수급 불안 요인을 미국채의 구조적인 붕괴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미국 국채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미국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9조 3,55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수치입니다.
- 총 외국인 보유액: 9조 3,554억 달러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 사상 최고치)
- 일본 보유액: 1조 2,026억 달러 (미국 제외 최대 보유국, 11개월 연속 증가)
- 영국 보유액: 8,885억 달러 (전월 대비 1.2% 증가)
일본은 1조 2,026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며 미국을 제외한 국가 중 최대 보유국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이는 11개월 연속 증가하며 2022년 7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입니다. 영국 역시 미국 국채 보유량이 8,885억 달러로 전월 대비 1.2% 늘었습니다. 영국은 주요 국채 수탁 허브이자 헤지펀드 투자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지역입니다.
강 연구원은 또한 "지난해 관세 확대와 '셀 아메리카' 논란이 있었지만, 외국인 보유 미국채 잔액은 오히려 빠르게 증가했다"며, "영국 등 우방국은 미국채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금·스위스 프랑, 대규모 수요 흡수 한계 명확 💡
일각에서는 미국채의 대안 자산으로 금과 스위스 프랑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금과 스위스 프랑은 낮은 정치 리스크, 건전한 재정, 통화 안정성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됩니다. 실제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지난 2022년 이후 연평균 1,073톤가량의 금을 매수하며, 과거(2017~2021년) 대비 2배 이상 매수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금과 스위스 프랑이 미국채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시장 규모입니다. 글로벌 중앙은행, 연기금, 국부펀드 등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모두 흡수하기에는 이들 자산의 시장 크기가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희소성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금은 연간 공급 증가율이 2% 이내에 머물러 있습니다. 현재 금의 시가총액은 약 31조 달러로 미국 국채 유통 물량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전체 자산 규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스위스 국채 시장 규모는 미국의 약 0.6% 수준에 불과하여 대규모 자금 유입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그는 이어 "금이 진정한 대안이 되려면 가격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져야 한다"며, "통화는 결국 '그릇'의 문제인데, 글로벌 자금을 받아낼 규모가 되는 시장은 미국채 외에 사실상 없다"고 진단하며 미국채의 독보적인 지위를 재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