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2월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0%로 보합세를 기록했고, 핵심 소매판매 역시 0.1% 감소하며 소비 둔화 우려를 키웠습니다. 장기 국채 수익률은 하락하며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는 '불 플래트닝' 현상을 보였습니다. 한편,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매파적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오던 미국 소비 심리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작년 12월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밑돌고 핵심 소매판매마저 감소하며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채 금리는 장기물이 상대적 강세를 보이며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투표권자'인 지역 연은 총재들의 매파적 발언은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소비 둔화 우려 속 국채 시장 강세
현지시간 10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가격은 장기물의 상대적 강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30bp 하락한 4.1450%에 거래되며 지난달 1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 역시 2.90bp 하락한 3.4540%를 나타냈으며,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도 6.10bp 내린 4.7870%에 거래되었습니다.
이러한 장기물 강세는 미국 경제지표 발표 이후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작년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로 보합세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0.4%)를 하회했습니다. 연말 소비 대목으로 여겨졌던 12월 소매판매가 예상 밖의 제자리걸음을 보인 것은 소비 위축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국내총생산(GDP)의 개인소비지출(PCE) 계산에 사용되는 핵심 소매판매 역시 전월 대비 0.1% 감소하며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전월 수치 역시 0.4% 증가에서 0.2% 증가로 하향 수정되었습니다. 핵심 소매판매는 변동성이 큰 자동차, 휘발유, 건축 자재, 음식 서비스 등을 제외한 '컨트롤그룹(control-group sales)'으로, 실제 소비 동향을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받습니다. 소매판매를 구성하는 13개 항목 중 8개가 전월보다 감소했으며, 재량적 소비의 가늠자인 식음료점 판매 역시 0.1% 줄었습니다.
수익률 곡선 평평화 현상 가속화
10년물과 2년물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전 거래일 71.50bp에서 69.10bp로 축소되며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는 '불 플래트닝(Bull Flattening)' 현상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음을 의미하며, 향후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전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고용비용지수 둔화, 금리 인하 기대감 일부 부상
소매판매 지표와 함께 발표된 4분기 고용비용지수(ECI) 역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자극했습니다. 계절조정 기준 전분기 대비 0.7% 상승한 ECI는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임금 상승 압력 둔화 신호로 해석되었습니다. ECI는 취업자 구성 변화에 따른 영향을 제거하여 임금의 기저 흐름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습니다.
이러한 지표들은 다가오는 1월 고용 보고서 발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1월 고용 보고서는 이번 주 최대 이벤트로 꼽히며, 노동 시장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 연은 총재 '매파적' 발언, 금리 경로 불확실성 증대
한편, 오후장 들어 등장한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발언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금리가 "상당 기간 동결될 수 있다"며 조만간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입장을 시사했습니다. 그는 "만약 내 예측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정책은 그에 따라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이어서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고 있지만 노동 시장이 실질적으로 냉각된다면 금리를 다시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인플레이션이 완고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더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총재는 지난달 금리 동결에는 찬성표를 던졌으나, 현재의 물가 상황과 경제 전망에 따라 금리 경로가 달라질 수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 3월 금리 동결 가능성: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3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80.4%로 반영했습니다. (전장 82.8%)
- 6월 금리 동결 가능성: 25.0%로, 전장 27.2%에서 하락했습니다.
소비 둔화 신호와 더불어 매파적인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향후 통화 정책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발표될 1월 고용 보고서와 연준 인사들의 추가 발언을 주시하며 시장의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소비 심리 위축이 지속될 경우 경제 성장 둔화 압력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3년물 국채 입찰, 양호한 수요 속 예상 하회 수익률
한편, 오후 1시에 실시된 3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양호한 수요가 확인되었으며, 시장 예상보다 약간 낮은 수익률로 마감되었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58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국채 발행 수익률은 3.518%로 결정되었는데, 이는 지난달 입찰 당시의 3.609%보다 9.1bp 낮은 수치로 작년 9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다만, 응찰률은 2.62배로 전월 2.65배 및 이전 6개월 평균치 2.68배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행 수익률이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0.1bp 밑돌았다는 점은 시장 참여자들이 제시된 금리에 긍정적으로 반응했음을 시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