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가격은 약보합세를 보였으며, 수익률곡선 전반의 변동폭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약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국제유가가 반등한 가운데, 영국 국채(길트)는 예상보다 낮은 영국 물가 상승률에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의 비둘기파적 발언 또한 시장에 상반된 영향을 미쳤습니다.
국제유가가 반등하며 약 5년 만의 최저치 기록을 벗어났으나, 영국 국채(길트)의 강세와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인사의 비둘기파적 발언이 맞물리면서 뉴욕 채권시장은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1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가격은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나타냈으며, 수익률곡선 전반에 걸쳐 변동폭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유가 반등과 지정학적 긴장: WTI 5년래 최저치 탈출
이날 뉴욕 시장 거래 초반, 국제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정부를 향한 추가 제재 움직임에 반응하며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하고, 제재 대상 유조선의 출입을 전면 봉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최근 마약 운반 추정 선박 격침 및 유조선 나포에 이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수위 강화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의 반등을 이끌었습니다. WTI는 전날 최근 월물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었으나, 이날은 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한때 유가는 2.7% 가까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영국 물가 둔화에 길트 강세…금리 인하 기대감 부상
반면, 영국 국채(길트)는 예상치를 하회하는 물가 지표 발표에 강세를 나타내며 미 국채와는 다른 흐름을 보였습니다. 영국 통계청(ONS) 발표에 따르면, 영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2% 상승하며 전월치(3.6%)와 시장 예상치(3.5%)를 모두 밑돌았습니다. 근원 CPI 역시 전년 대비 3.2% 상승해 시장 예상치(3.4%)에 못 미치며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둔화세는 잉글랜드은행(BOE)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시장은 다음날 열릴 BOE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롭 우드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에 내일 통화정책위원회(MPC)의 금리 인하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 전년 대비 CPI 상승률: 3.2% (전월 3.6%, 예상치 3.5% 하회)
- 근원 CPI 상승률: 3.2% (시장 예상치 3.4% 하회, 연중 최저치)
이러한 길트의 강세는 미 국채 금리에 하방 압력을 가했습니다. 10년물 길트 수익률은 이날 4.4872%로 3.71bp 하락하며 이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월러 이사의 '매우 연약한' 고용시장 발언…금리 인하 여지 시사
뉴욕 시장 오후 들어서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이 주목받았습니다. 월러 이사는 예일대 주최 행사에서 CNBC와 가진 대담을 통해 미국 고용시장이 "매우 연약하다(very soft)"고 진단하며, 월간 고용 증가폭이 '제로(0)'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는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가 "중립에서 50~100bp 떨어져 있다"고 언급하며, 여전히 금리 인하 여지가 존재함을 시사했습니다. 다만,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서 "서둘러 금리를 낮출 필요는 없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이는 연준이 데이터에 기반한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 국채 입찰 결과 및 시장 반응
이날 오후 장에서는 20년물 국채 입찰이 진행되었습니다. 130억 달러 규모로 진행된 리오픈(추가 발행) 입찰에서 20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4.798%로 결정되었습니다. 이는 지난달 입찰 때의 4.706% 대비 9.2bp 높은 수치이며, 지난 8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응찰률은 2.67배로, 전달(2.41배)보다는 상승했으나 이전 6회 평균치(2.73배)에는 다소 못 미쳤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발행 수익률이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0.1bp 밑돌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미미하게 낮은 수익률에서 낙찰되었음을 의미하며, 전반적인 채권 수요가 양호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 속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20bp 오른 4.1500%에 거래되었으며, 2년물 금리는 3.4850%로 0.60bp, 30년물 금리는 4.8280%로 0.50bp 상승했습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66.50bp로 약간 축소되며 베어 플래트닝(Bear Flattening) 양상을 보였습니다.
| 만기 | 수익률 | 전일 대비 |
|---|---|---|
| 10년물 | 4.1500 | +0.20bp |
| 2년물 | 3.4850 | +0.60bp |
| 30년물 | 4.8280 | +0.50bp |
향후 시장 전망: 금리 인하 기대감과 경제 지표의 줄다리기
미국 국채 시장은 유가 변동성, 영국발 물가 지표, 그리고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라는 세 가지 주요 요인 속에서 당분간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월러 이사의 발언에서 시사된 금리 인하 가능성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으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고용 시장의 견조함 여부가 최종 금리 결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특히, 다가오는 미국 연준의 FOMC 회의 결과와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시장의 큰 관심을 받을 전망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은 연준이 내년 1월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24.4%로 반영했습니다. 반면, 금리 동결 가능성은 75.6%로 훨씬 높게 점쳐지고 있어,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아직 조심스러운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