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의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의 매파적 발언과 일본의 대규모 지진 발생 소식이 뉴욕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했습니다. 슈나벨 이사는 시장의 금리 인상 기대에 대해 '편안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는 독일 국채 금리 급등을 촉발했습니다. 일본 지진은 쓰나미 경보와 함께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를 자극하며 장기 국채 금리에 하방 압력을 가했습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 속에서 3년물 국채 입찰 호조가 단기물 약세를 일부 상쇄했습니다.
8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가격이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수익률이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 핵심 인사발 금리 인상 기대감과 일본의 대규모 지진 발생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특히,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으며, 수익률 곡선 중간 영역의 상대적 약세 또한 두드러졌습니다.
ECB 실세 슈나벨 이사의 '매파적' 발언에 주목 🚀
유럽 채권시장에서 촉발된 매도세는 미국 국채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의 다소 강경한 발언이 그 배경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슈나벨 이사는 ECB 홈페이지에 게시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의 분포가 상방으로 전환되었으며,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 금리 움직임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인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러한 시장의 금리 인상 기대감에 대해 "꽤 편안하다"고 덧붙여,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추가적인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공개시장운영과 조사·통계 업무를 총괄하는 슈나벨 이사는 ECB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독일 출신인 그는 ECB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매파적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의 발언 직후 독일 국채(분트) 중단기물 수익률은 6~7bp(0.06~0.07%p) 급등했으며, ECB 통화정책에 민감한 분트 2년물과 유럽 국채 시장의 벤치마크인 분트 10년물 수익률은 약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유럽발 금리 상승 압력에 더해, 뉴욕증시 개장 전에는 일본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 국채 시장, 특히 장기물 금리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했습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4.1930%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20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일본 지진, 쓰나미 경보 발령…인플레이션 우려 재점화 🌍
일본 기상청은 현지 시간 8일 밤 11시 15분경, 일본 혼슈 동쪽 해상에서 규모 7.6으로 추정되는 강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지진으로 인해 혼슈 북부의 아오모리현, 이와테현 및 홋카이도 일부 지역에는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습니다.
일본 지진은 규모와 영향 범위에 따라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필요성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는 국가 부채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공급망 차질, 건설 자재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수요 급증을 유발하여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이미 경기 부양책을 고심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게 또 다른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날 앞서 발표된 일본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전기 대비 연율 2.3% 감소하며 잠정치(-1.8%)보다 하향 조정된 상황에서, 지진 발생은 경제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 혼조세 속 장기물 압박 지속 📊
이러한 대내외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미국 국채 금리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8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기준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40bp 상승한 4.1720%에 거래되었습니다.
- 10년물 국채금리: 4.1720% (전일 대비 +3.40bp)
- 2년물 국채금리: 3.5810% (전일 대비 +1.70bp)
- 30년물 국채금리: 4.8160% (전일 대비 +2.40bp)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금리는 3.5810%로 1.70bp,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8160%로 2.40bp씩 상승했습니다. 이는 국채 가격 하락을 의미합니다. 특히,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직전 거래일 57.40bp에서 59.10bp로 확대되며, 지난 9월 초순 이후 3개월 만의 최고치인 '베어 스티프닝' 현상을 보였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오전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을 다소 줄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오후에 발표된 3년물 국채 입찰 결과가 단기물 약세 압력을 일부 상쇄했기 때문입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58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국채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3.614%로 결정되었습니다. 이는 지난달 입찰 때의 3.579%보다 3.5bp 높아진 수치로, 올해 8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응찰률은 2.64배로 이전 6개월 평균치(2.63배)를 소폭 웃돌았으며,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보다 0.8bp 낮게 결정되어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번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89.4%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동결 가능성은 10.6%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ECB의 매파적 기조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