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쏠림 현상을 보이며 상승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10%를 넘어서면서 펀드매니저들의 운용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법상 공모펀드는 동일 발행인 주식 10% 초과 편입이 제한되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높을 경우 예외가 허용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 규정이 사실상 삼성전자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SK하이닉스와 같은 종목 편입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가 연일 뜨거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연내 '4천피(4,000포인트)' 돌파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시장을 견인하는 주역은 단연 반도체 대형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강세장 속에서도 펀드매니저들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습니다.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다, 시장의 관심과 수급이 특정 종목에 쏠리면서 다른 종목들은 상대적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상승세는 펀드매니저들에게 '10%룰'이라는 규제적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급등, '4천피'와 '50만닉스'의 두 얼굴 🚀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9.82% 상승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으로 구성된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무려 11.98%나 상승했습니다. 반면, '코스피 중형주'와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각각 1.69%, 2.78% 하락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에 시장의 자금이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극심한 쏠림 현상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는 단연 돋보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일 사상 처음으로 주당 40만원의 고지를 넘어섰으며, 같은 달 13일에는 시가총액 300조원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체 코스피 상장 시가총액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 10일 10%를 돌파했습니다. 올해 들어 7% 안팎의 비중을 유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인 가파른 증가 속도입니다.
펀드매니저들의 '10%룰' 딜레마
SK하이닉스의 급등으로 인한 시가총액 비중 10% 초과는 펀드매니저들에게 '10%룰'이라는 규제적 부담을 안겨줍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공모펀드는 동일 발행인의 주식을 펀드 자산의 10%를 초과하여 담을 수 없습니다. 다만, 시가총액 비중이 10%를 넘는 종목의 경우, 그 비중까지는 예외적으로 편입이 허용됩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가총액이 10%를 넘으면 규정상 가능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단서 조항을 사실상 삼성전자만을 위한 예외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이 규정이 마치 삼성전자 한 종목에만 적용되는 것처럼 통용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 역시 "물론 규정상 가능하지만, 수익자들과 운용 매니저 모두 10%의 벽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최근에는 비중이 10%를 넘지 않도록 조심해달라는 요청까지 받았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편입 비중에 대해서도 내부적인 논의가 진행 중임을 시사합니다. 한 관계자는 "운용 관련 시스템상에서도 아마 삼성전자만 예외적으로 적용되어 있어 SK하이닉스 등 다른 종목 편입을 위해서는 시스템 수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용어 설명: '10%룰'이란?
'10%룰'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공모펀드가 동일 발행자의 주식을 전체 펀드 자산의 10%를 초과하여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정입니다. 이는 특정 종목에 대한 과도한 쏠림을 방지하고 펀드 포트폴리오의 분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 대표성이 큰 종목의 경우 시가총액 비중까지는 예외적으로 편입이 허용됩니다.
'10%룰'의 예외 규정에 대한 내용은 2010년대 발행된 금융투자협회의 컴플라이언스 매뉴얼에서도 상세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해당 매뉴얼은 동일 발행인 주식 비중을 10%로 제한하되, 시장대표주와 같이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은 그 비중까지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매일 최종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하고, 월말 기준 1개월 치 평균치를 다음 달에 적용한다"는 명확한 산정 기준을 제시하여 예외 적용을 위한 절차를 규정했습니다. 최근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는 이러한 예외 종목에 대한 고시 권한을 금융당국에 맡도록 수정되었습니다.
보수적인 현장 해석과 삼중고에 시달리는 펀드매니저 😥
이론적으로는 예외 규정이 존재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운용사마다 내부 컴플라이언스 기준이 다르고, '삼성전자'라는 명확한 선례 외의 종목에 대해서는 위험회피 차원에서 10% 초과 편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규정상 가능하다고 해도 내부 승인 절차가 남아있어 쉽지 않다"며, "이미 담아둔 종목들의 소외, 충분히 담지 못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 벤치마크 대비 성과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펀드매니저들에게 기존 투자 종목들의 성과를 따라가지 못하는 on-benchmark(벤치마크 내 투자)의 부담과, SK하이닉스와 같은 고성장 종목에 대한 off-benchmark(벤치마크 외 투자)의 기회를 놓치는 딜레마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습니다. 특히 시장의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비중을 확대하지 못하는 것은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매니저들에게는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향후 전망 및 리스크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의 강세가 지속된다면, 펀드매니저들의 '10%룰' 관련 운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경우, 벤치마크 추종 펀드들은 물론이고 액티브 펀드 운용에서도 성과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나 운용사 내부 규정의 유연성 확보 없이는 이러한 쏠림 현상이 지속될 때 펀드 시장 전반의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한, 개별 종목의 급등락 위험에도 불구하고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자산 배분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